# 지난 1월 미국 특허심판원(PTAB)은 픽티바 디스플레이스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특허침해 소송과 관련해 "삼성전자의 기술과 무관하다"고 최종 판결 내리며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미 텍사스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에 기술 침해에 따른 1억9140만달러(약 2785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내린 평결을 정면으로 뒤집은 결과다. 앞서 2023년 픽티바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을 비롯해 TV, PC, 웨어러블 등 주요 제품군에 자사 특허를 무단 적용했다며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특허 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들의 '0순위' 표적이 되며 일방적인 소송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피소 건수를 기록하며 끊임없는 특허 분쟁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
10일 미국 특허 분석기관 유나이티드 페이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여 기간 동안 미 텍사스 지방법원 등에 피소된 특허 침해 소송 건수는 총 64건으로 집계됐다. 평균 일주일에 1건 이상 새로운 특허 소송이 밀려들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애플 13건, 구글 9건, 아마존 8건 등 글로벌 빅테크 피소 사례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수치다. LG전자(21건), 현대차(4건), SK하이닉스(2건) 등 국내 주요 대기업과 비교해도 삼성전자의 피소 건수는 확연히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를 압박하는 소송 주체는 대부분 NPE들이다. 이들은 경영 위기에 처한 기업 등에서 핵심 특허를 헐값에 사들인 뒤 유사 특허를 보유한 기업에 의도적으로 소송을 제기해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노린다. 지식재산처가 현재 공식 분류하고 있는 미 NPE는 총 637곳에 이른다.
NPE가 유독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공격에 나서는 이유는 방대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높은 시장 지배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와 모바일은 물론 가전, PC 등 IT 제조 전 분야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NPE에게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먹잇감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부품과 모듈, 핵심 공정, 표준기술을 둘러싼 소송 제기까지 빗발치면서 특허 분쟁 건수는 더욱 가파르게 치솟는 추세다.
특히 미국 시장 내 삼성전자의 높은 판매 규모와 점유율은 NPE에게 강력한 유인책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송에서 승소하거나 합의를 이끌어낼 경우 얻어낼 배상액과 로열티가 다른 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부 출신의 적마저 생기고 있다. 지난달 9일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는 삼성전자 내부 기밀을 NPE에 유출한 대가로 100만달러(약 14억7640만원) 상당을 받은 삼성전자 IP(지식재산권)센터 전 직원 권 모 씨를 구속 기소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전담 인력을 보강하고 법적 대응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2020년 하반기 공채부터 변리사 채용에 나섰고 국내뿐 아니라 미 현지 IP 전담 조직 역시 인력 구성을 대폭 확충하고 있다. 소송 단계에서 NPE가 보유한 특허의 결함을 찾아내 무력화하는 '특허 무효심판(IPR)'을 선제적으로 청구하는 등 공격적인 맞대응 전략도 펼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NPE의 공격은 더욱 정교하고 집요해질 것"이라며 "NPE의 무분별한 소송 남발을 차단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공동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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