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비정규직, 임금 더 받아야”…‘고용불안 보상’ 합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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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비정규직, 임금 더 받아야”…‘고용불안 보상’ 합의 가능할까

투데이신문 2026-04-10 16:34: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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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진행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1차 총파업대회 현장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이재명 대통령의 “동일한 조건이라면 비정규직이 더 높은 보수를 받는 게 상식”이라는 발언을 계기로 고용안정성과 임금 수준 간 균형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고용불안에 대한 정당한 보상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용 구조에 미칠 영향까지 함께 고려한 현실적 해법과 사회적 합의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지도부 초청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불리한 조건에 있는 사람을 더 불리하게 만들어 ‘노동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똑같은 일을 하는데 정규직에 비해서 비정규직을 훨씬 더 적게 주는 게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회의에서도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임금체계와 관련한 발언을 해 이목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똑같은 일을 해도 고용이 안정된 사람이 더 많이 받는다”며 “불안정한 노동일수록 더 많은 보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실은 정반대다. 같은 일을 해도 고용이 안정된 사람이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불안정성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동일 조건에서는 비정규직의 보수가 더 많아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2년 경과 시 정규직 전환’ 제도에 대한 부작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정규직화를 강제하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 실제로는 2년 이상 고용을 절대 안 하거나 1년 11개월 만에 끝내버린다”며 “결과적으로 ‘2년 이하 고용’을 고착화시키는 역효과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노동 문제는 이념이나 가치에 매여선 안 되며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노동 규제도 이념과 가치에 매이지 말고 실용적으로 접근해 노동자들에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열악한 처우와 구조적 불균형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규직은 해고로부터의 보호를 비롯해 연차·병가·퇴직금 등 각종 복지와 제도적 안전망이 보장되는 반면, 비정규직, 특히 단기·임시·일용직 노동자는 계약 지속 여부가 불확실하고 유급휴가나 복지 혜택에서도 상대적으로 배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격차를 고려할 때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에게 기본 시급에 일정 수준의 추가 수당을 지급해 안정성 부족과 복지 공백을 임금으로 보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 조사-근로 형태별 부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지난해 6~8월 기준)은 389만6000원, 비정규직 근로자는 208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월급 격차는 180만8000원에 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고용 안정성이 낮은 대신 그에 대한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은 이미 일부 국가에서 제도화돼 있다. 대표적으로 호주는 ‘캐주얼 로딩(casual loading)’이라는 제도를 통해 단기·임시 고용 노동자에게 기본 시급에 일정 비율의 추가 수당을 더 지급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불안정 고용 보상수당’ 제도를 통해 계약이 종료되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총임금의 10%를 일시불로 지급하도록 했다.

다만 이러한 접근이 실제 제도화될 경우, 기업의 인건비 부담 증가와 고용 축소 가능성 등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제도 도입을 둘러싼 신중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울러 노동계 내부에서도 반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 당시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정규직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공정성 논란이 확산된 사례처럼 고용 형태 간 처우 조정이 또 다른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일부 대기업 사례에서도 유사한 논쟁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제도 설계 과정에서 이해당사자 간 수용성을 확보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오민규 연구실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캐주얼 로딩 등의 모델이 한국에서도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프랑스나 호주식 모델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현재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를 명확히 짚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규모, 형태 등 실태부터 현행 기간제법상 차별 시정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이유 등을 세심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더 나아가 노동시장 유연성과 보호 수준 간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단순히 임금만을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고용형태별 역할과 보호 수준을 함께 설계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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