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공군사관학교의 예비생도 기초 훈련 과정에서 강제 취식과 폭행·폭언 등 가혹행위가 발생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조사 결과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10일 인권위에 따르면 공군사관학교 예비생도 기초훈련 중 부적절한 훈육 및 과도한 통제가 일어난 사실이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인권위는 ▲공군사관학교장에게는 관련자 징계를 ▲참모총장에게는 해당 기초훈련에 대한 특별정밀진단과 필요한 조치를 ▲국방부 장관에게는 각 사관학교의 입교 전 기초훈련에 관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할 것과 인권친화적 운영을 위한 근본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앞서 지난 2월 공군사관학교 예비생도로 가입교 중 자퇴한 진정인 A씨는 당시 기초훈련 중 지도생도 및 교관들로부터 폭행, 얼차려, 폭언, 강제취식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취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진정을 통해 A씨는 무릎과 허리를 다친 상태에서 피진정인이 “가짜 환자”라고 몰아세우며 해당 부위를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평소 얼차려를 시키고 다수의 예비생도 앞에서 “너희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반복했다고도 밝혔다.
이외에도 1.5리터 음료와 대형 맘모스빵을 전달한 뒤 빨리 먹으라고 강요당했으며 이후 두 차례 식사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과도한 양의 음식을 강제로 섭취하게 하는 행위는 이른바 ‘식고문’으로 불린다.
이에 인권위 군인권보호위원회는 지난 2월 23일부터 25일까지 공사 예비생도 79명을 상대로 설문, 면담 등 피진정학교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기초훈련을 받고 있던 다수의 예비생도들로부터 얼차려, 폭행, 단체기합, 욕설, 폭언, 강제취식, 식사제한 등 헌법 제10조와 제12조를 위반한 인권침해 사례를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예비생도 25%(20명)는 ‘식고문’ 형태의 음식 취식을 강요받았다고 응답했다. 식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를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고 답한 인원은 46%(36명)에 달했다. 또한 인권침해 피해 경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39%(31명)가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분 안에 큰 빵과 음료를 다 먹지 않으면 다음 날 식사를 제한한다’고 해 억지로 다 먹고 토했다는 진술도 다수 파악됐으며 목욕탕에서 관등성명을 대거나 나체 상태로 목욕탕에서 팔굽혀펴기를 시켰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폐쇄회로(CC)TV가 없는 세탁실 등에서 팔굽혀펴기와 버피 테스트를 50~100회 지시하거나 엎드려뻗쳐 자세에서 네발로 기게 했으며 아픈 생도들에 대해 “아픈 척하지 마라” 등의 폭언을 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이 같은 사안을 고려할 때 인권위는 교육생 신분인 사관생도들이 민간인 신분의 예비생도 대상으로 사실상의 군기훈련을 진행하는 지금과 같은 교육 형태는 법령 위반의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공군사관학교 측은 A씨 주장에 대해 부인하며 “예비생도들에게 훈육을 한 사실은 있었으나 과도한 수준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인권위는 “기초훈련 제도는 장교 양성이라는 사관학교의 목적을 고려할 때 일정한 교육적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강제합숙, 생활 규율 등 병영생활에 준하는 강도 높은 기본권 제한이 이뤄지는 과정인 만큼 명확한 법률적 근거를 갖고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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