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이재명 정부가 주거 안정과 거래 절벽 해소를 위해 2026년 핵심 정책으로 3기 신도시와 '뉴:홈'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 5만 가구를 공급해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공급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사업지에서 분양가가 사전청약 당시 추정치를 크게 웃돌며, 공공분양의 핵심 가치였던 ‘가격 예측 가능성’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분양가가 1억 원 이상 상승했고, 사전청약 당첨자의 최대 40%가 본청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이탈이 단순한 청약 흥행 여부를 넘어, 향후 미분양과 공실, 나아가 민간 분양시장과 부동산 PF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PF 연체율이 3%대로 낮아지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이연된 리스크'로 보는 시각 역시 적지 않다.
<뉴스락>뉴스락>은 공공분양 정책이 적용되는 주요 5개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 수요 반응, 입지 변수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그 이면에 잠재된 리스크를 짚어본다.
"사전청약의 배신?"…분양가 1억 상승에 당첨자 40% '이탈'
3기 신도시와 공공분양 '뉴:홈'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공급지 전반에서 분양가 상승과 청약 이탈이라는 공통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사전청약 당시보다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실수요자 부담이 확대됐고, 일부 단지에서는 당첨자의 상당수가 본청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런 흐름 속에서도 지역별로는 입지, 가격, 수요 구조 등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고양 창릉은 분양가 상승 부담이 가장 두드러진 지역으로 꼽힌다.
약 3881가구 규모 공급이 예정된 핵심 입지로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 높은 기대를 받아왔지만, 최근 본청약 과정에서 분양가가 사전청약 대비 큰 폭으로 오르며 가격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사전청약 당시 약 6억 원 초반 수준에서 본청약 기준 6억 후반에서 7억 원대까지 상승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최대 1억 원 이상 오른 수준으로, 일부 평형 기준 상승률도 15% 이상 나타나면서 공공분양의 장점으로 꼽히던 '가격 예측 가능성'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분양가 상승은 원자재 가격과 건설비 상승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남양주 왕숙은 청약 이탈이 가장 크게 나타난 지역으로 평가된다.
약 1868가구 규모로 공급된 대표 지구로 사전청약 당시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본청약 단계에서 분양가 상승과 시장 환경 변화가 겹치며 당첨자의 이탈이 현실화되고 있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사전청약 당시 약 5억 6000만 원 수준에서 본청약 기준 6억 후반에서 7억 원대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단지에서는 약 40% 수준의 포기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급 물량이 일반분양으로 전환되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향후 수요 기반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인천 계양은 입지 경쟁력과 가격 부담이 맞물리며 시장의 검증대에 오른 지역이다.
약 1290가구 공급이 예정된 가운데 서울 강서권과 인접한 장점이 부각돼 왔지만, 분양가 상승과 교통 인프라 구축 지연 가능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사전청약 당시 약 4억 후반~5억 원 초반 수준에서 본청약 기준 5억 중반~6억 원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평균 상승률은 15~18% 수준으로 나타났다.
일부 단지는 20%에 가까운 인상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을 감내할 만큼 입지 메리트가 충분한지에 대한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평택 고덕은 대규모 공급에 따른 수요 흡수력이 관건으로 꼽힌다. 약 5134가구 규모로 이번 공급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 중 하나로, 산업단지 배후 수요가 존재한다는 점은 강점이다.
다만 분양가는 사전청약 당시 대비 약 10~15% 수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며, 수도권 외곽 입지 특성상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실수요자의 구매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단기간에 대규모 물량이 공급된다는 점에서 시장의 수요 흡수 속도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서울 고덕 강일은 유일한 서울 입지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높은 지역이다.
약 1305가구 규모 공급이 예정된 가운데 입지 경쟁력은 확실하지만, 최근 분양가 상승 흐름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사전청약 당시 대비 약 12~15% 상승한 것으로 분석되며, 주변 시세와의 격차 축소와 금리 부담이 맞물리며 흥행 여부는 가격과 공급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와 같은 '무조건 청약 흥행'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변수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수요가 유지될 가능성이 큰 곳은 서울 고덕강일, 인천 계양이다.
고덕 강일은 서울 입지라는 희소성이 절대적으로 크고 인천 계양은 가격 인상과 일부 이탈에도 불구하고 입주 시점이 빠르고 서울 강서권 접근성이 있어 기본 수요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5개 지역은 동일한 정책 아래 공급되고 있지만, 분양가 상승과 청약 이탈이라는 공통 흐름 속에서도 각기 다른 리스크를 드러내고 있었다.
결국 공공 주도의 공급 확대 정책이 시장에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물량 확대를 넘어 가격과 일정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뉴스락>뉴스락>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청약 이탈 사례는 당첨자가 본청약 직전 대거 이탈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수요가 없다기보다 당초 정책이 약속한 조건으로는 수요를 붙잡지 못했다고 풀이된다"며 "공공분양은 초기 청약 경쟁률보다 사전청약자의 본청약 전환율이 훨씬 중요한 시점에 전환율이 흔들릴 경우 다른 지역에서도 자칫 일단 넣고 보자는 태도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칫하면 사전청약 제도 자체가 실수요 선별 장치가 아닌 정책 홍보 장치처럼 보일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미분양의 도미노'...공공분양 흔들리면 민간 PF 터진다
3기 신도시와 공공분양 '뉴:홈' 공급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분양가 상승과 청약 이탈이 맞물리며 미분양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단지에서 사전청약 당첨자의 이탈이 현실화되면서, 초기 수요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신호도 감지된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단순한 '청약 흥행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공분양은 시장의 수요를 가늠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기에, 이곳의 부진은 억지로 눌러온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의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 PF 시장은 다소 안정된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PF 연체율은 1년 만에 3%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를 '착시'에 가깝다고 본다.
만기 연장과 정책적 유동성 공급으로 리스크를 뒤로 미뤘을 뿐, 사업성 자체가 개선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분양가 상승으로 실수요자의 구매 여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신규 물량이 소화되지 않는다면, 뒤로 밀어두었던 부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과거 '레고랜드 사태' 이후 겪었던 급격한 자금 경색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이는 지역은 평택 고덕, 남양주 왕숙을 꼽았다.
그는 "평택 고덕은 산업 배후 수요라는 장점이 있지만 추가 공급도 예정돼 있어 공급 부담이 크다"며 "남양주 왕숙은 장기적으로는 대형 자족도시 잠재력이 있지만, 현 단계에서는 교통 체감과 생활 인프라가 아직 개선되지 못했고, 실제로 본청약 포기율이 높게 나타나는 점이 약점"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최 부연구위원은 일각에서 우려하는 '제2의 레고랜드 사태'가 공공분양발로 직접 터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3기 신도시와 공공분양 상당수가 LH 등 공공 시행 구조라 민간 브릿지론 중심의 PF와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진짜 위험 신호는 공공분양 자체의 미달보다, 그 여파로 인근 민간 사업장의 계약률이 동반 하락하고 중소 금융권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악화될 때 나타날 것"이라며 "공공분양 흥행 부진이 주변 민간택지 분양성과 악화, 중견 건설사 미회수, 지방 사업장 브릿지 차환 실패로 도미노처럼 번질 때가 바로 '레고랜드급' PF 임계점"이라고 경고했다.
[뉴스락 미니인터뷰] 최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공공분양 흔드는 '가격 불확실성'…물량보다 예측 가능성 회복이 먼저
공공 주도 공급 대책의 핵심은 '예측 가능성'이 흔들리며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청약 이탈 현상을 정책적 신뢰의 위기로 규정하고, 분양가 산정 방식의 전면적인 개편을 촉구했다.
특히 공급 규모에만 매몰되기보다 가격 변동 리스크를 제어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로 공공분양 부진이 금융권 전반의 경색으로 번지지 않기 위해 정부가 주시해야 할 '4대 레드 플레그'를 제시했다.
◆ '상승 허용 밴드' 도입 시급...공급 규모보다 '확정 가격'이 핵심
최 부연구위원은 '뉴:홈' 정책이 주거 안정이라는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현재의 분양가 산정 체계를 전면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현재처럼 사전청약 후 수년 뒤 본 청약에서 가격 변동 리스크를 수요자가 전적으로 떠안는 구조는 정책 신뢰를 무너뜨린다"며 "사전청약 시점에 원가 항목별 변동 범위와 상한선을 명시하는 '분양가 상승 허용 밴드'를 제도화해 가격 예측 가능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단순히 물량을 많이 쏟아내는 것보다, 짧은 시차 안에 확정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선별하는 '공급 프로세스의 다이어트'가 시장이 원하는 주거 사다리의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 '악성 미분양' 전국 동시다발보다는 지역별 '비대칭' 우려
고금리 기조 속에서 실수요자의 구매 여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도 악재다.
최 부연구위원은 수도권 공공분양 전체가 악성 미분양으로 치닫지는 않겠지만, 지역별 '비대칭적 위기'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서울 인접지는 소화력이 있겠지만, 평택처럼 이미 미분양이 누적된 지역은 공공분양가가 민간 시세를 자극해 '가격은 공공이 끌어올리고 계약은 민간이 못 받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과잉 지역에 대한 정부의 세밀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정부가 주목해야 할 4대 '레드 플래그'...금융 경색 임계점은?
최 부연구위원은 3기 신도시발 리스크가 전체 금융 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짚었다.
최 부연구위원은 제2의 레고랜드 사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정부와 금융권이 주시해야 할 '4대 레드 플래그''를 제시했다.
그는 ▲사전청약자의 본청약 전환율 하락 ▲초기 계약자의 중도금 및 잔금 이행률 저하 ▲중소금융권의 토지담보대출 차환 불안 ▲준공 후 미분양의 가파른 증가를 핵심 위험 신호로 꼽았다.
최 부연구위원은 "위험은 공공분양 자체의 미달보다, 그 여파로 인근 민간 사업장의 계약률이 동반 하락하고 중소 금융권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악화될 때 임계점에 도달할 것"이라며 "정부는 단순한 공급 확대 메시지를 넘어 가격 신뢰 회복과 금융 리스크 관리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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