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확산이 채용 시장의 구조를 흔들고 있다. Z세대 구직자 절반 이상이 자기소개서의 변별력이 약해졌다고 인식하며, 채용 절차 전반에 대한 재설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Z세대 구직자 1,6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채용 절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가 현재 채용 과정이 복잡하다고 답했다. ‘보통’은 28%, ‘복잡하지 않다’는 7%에 그쳤다.
가장 먼저 손봐야 할 전형으로는 자기소개서가 3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AI 역량검사(20%), 인적성 검사(15%), 2차 면접(10%), 이력서(9%) 순으로 조사됐다.
자기소개서 간소화를 요구하는 이유로는 ‘변별력이 없다’는 응답이 5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면밀한 검토가 어려울 것 같다’(19%), ‘평가 기준이 불명확하다’(10%)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AI의 영향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AI로 인해 변별력을 잃은 전형’을 묻는 질문에서도 자기소개서가 53%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실제로 동일 플랫폼의 이전 조사에서는 Z세대 구직자의 91%가 AI를 활용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채용 방식에 대한 인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AI 시대에 적합한 방식으로 ‘서류 간소화·면접 집중형’을 선택한 비율이 43%로 가장 높았다. 이어 프로젝트·인턴 기반 평가(30%), 과제 중심 검증 방식(19%)이 뒤를 이었다. 기존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8%에 머물렀다.
채용 기간에 대한 기대도 짧아지는 추세다. 응답자의 71%가 ‘1개월 이내’를 적정 채용 기간으로 꼽았다. 빠른 의사결정과 간결한 절차를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현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국내 항공사 에어로케이는 자기소개서를 없애고 ‘경험 포트폴리오’ 중심 전형으로 전환했다. 일본의 로토제약 역시 서류 기반 평가를 폐지하고 지원자 전원 면접 방식을 도입했다.
자기소개서의 신뢰도와 실효성이 약화되면서, 실제 경험과 직무 역량을 직접 검증하려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진학사 캐치 김정현 본부장은 “AI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자기소개서 전형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있다”며 “단순한 절차 축소를 넘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어떻게 선별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기술이 채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현실이 됐다. 자기소개서 중심 전형이 흔들리는 가운데, 기업과 구직자 모두 새로운 기준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채용 효율성과 공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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