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는 ‘2026년 한국 영화 산업의 위기와 대책’ 정책제안 기자회견이 열렸다.
배장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회견에는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김병인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장, 김승범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대표, 박관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부대표,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양우석 감독, 황경선 애니메이션 제작자 등이 대표 발언자로 나섰으며, 임권택, 정지영, 봉준호 감독, 배우 박중훈, 유지태 등 영화인 581명과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13개 영화 단체가 뜻을 함께했다.
이날 영화인들은 현 사태를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닌 ‘구조적 위기’로 명확히 규정했다. 실제 지난해 순제작비 30억원 이상의 상업영화 개봉은 30편 미만으로, 과거 연간 100편 이상 제작되던 르네상스 시기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김승범 대표는 “프랑스가 2024년 기준 85%의 관객을 회복하는 등 해외 시장이 살아나는 반면, 한국만 현저히 회복이 더딘 핵심 이유는 극장 체인 중심의 수직계열화 구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우석 감독은 “관객이 극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영화가 한두 편에 불과하다”며 공급자 중심에서 관객 중심으로의 판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은 회장 역시 “일본 영화 ‘국보’가 1000만 관객을 모으는 데 6개월이 걸린 반면, 국내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불과 31일 만에 도달했다”며 단기 매출에만 매몰된 극장의 배급 방식이 생태계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홀드백 의무화 법안’에 대한 강력한 규탄도 이어졌다. 박경신 교수는 임오경 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블랙아웃’ 법안(홀드백 6개월 강제)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관객의 접근을 강제로 제한하기보다 스크린 집중을 제한하여 극장 상영 기간을 자연스럽게 늘리는 것이 홀드백 정상화의 본질적 해법”이라고 분석했다.
현장에 모인 영화인들은 이번 회견이 특정 결론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논의를 촉발하기 위함임을 밝히며, 정부 및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치열한 후속 논의를 강력히 희망했다. 이어 위기 극복을 위한 4대 정책 과제 △스크린 집중 및 겸업 제한 △플랫폼 간 홀드백 정상화 △대형 펀드 조성 및 투자 구조 개선 △실효적 세제 혜택 마련 등을 정부에 제시했다.
이은 회장은 “현 정부가 영화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현시점이 구조적 대안을 관철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정책 입안자들의 결단을 강력히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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