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더봄] 흩날리는 꽃잎과 부동산의 신기루 : 벚꽃 엔딩과 버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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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더봄] 흩날리는 꽃잎과 부동산의 신기루 : 벚꽃 엔딩과 버블 경제

여성경제신문 2026-04-10 10:00:00 신고

올해는 개나리·목련·매화 등 여러 봄꽃이 순서를 잊고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려 개화의 쏠림 현상을 보여주었다. /양진철 사진작가
올해는 개나리·목련·매화 등 여러 봄꽃이 순서를 잊고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려 개화의 쏠림 현상을 보여주었다. /양진철 사진작가

올해 봄꽃들은 예년과 달리 순서를 잊었다. 개나리·목련·매화·벚꽃·살구꽃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렸다. 기온 상승으로 인한 이 동시 개화 현상으로 피어나는 꽃을 시기마다 찾아 다니는 재미를 없애버렸다. 한꺼번에 확 피었다가 일시에 져버렸다. 3월 말부터 피던 벚꽃은 바람과 비를 맞고는 허망하게 떨어졌다. 휘영청 밝은 달빛 아래에서 바라보는 벚꽃의 우아함을 더 오래 즐기지 못함이 아쉽다. 

비처럼 떨어지는 벚꽃 잎을 경제현상에 비유하자면 과잉 유동성이 특정 자산으로 한꺼번에 쏠리며 발생하는 버블 경제(Bubble Economy)의 모습과 닮았다. 버블이란 자산 가격이 본질적 가치를 벗어나 비정상적으로 부풀려진 상태를 말한다. 17세기 네덜란드에는 튤립 투기가 그랬다. 영국의 아이작 뉴턴조차 전 재산을 잃게 만든 남해회사 거품 사건은 인간의 광기가 시장을 어떻게 집어삼키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만개한 벚꽃의 아름다움은 경제적 거품이 정점에 달했을 때의 화려함을 연상케 한다. /양진철 사진작가
만개한 벚꽃의 아름다움은 경제적 거품이 정점에 달했을 때의 화려함을 연상케 한다. /양진철 사진작가

우리 사회에서 이 광기는 부동산 불패 신화로 나타난다. 다들 느끼지만 집값이 미쳤다. 그래서 지금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이 준비 중이다. 사람들은 이중적이다. 집값이 안정되어야 한다는 명분에는 동의하지만 내 자산 가치가 깎이는 것은 참지 못한다.

이러한 이중 심리는 손실 회피 편향(Loss Aversion)에서 기인한다. 사람은 이익의 기쁨보다 손실의 고통을 2배 이상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시장 안정화라는 혜택은 누리되 그 비용은 남들이 감당해주길 바라는 사회적 딜레마가 있다. 그리고 내 집은 남과 다르다는 확신을 갖는 소유 효과(Endowment Effect)는 시장의 가격 하방 경직성을 만든다.

결국 나보다 더 비싼 가격에 사줄 더 큰 바보(The Greater Fool Theory)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버블을 유지시킨다. 사람들은 알면서도 영끌을 하며 아파트를 사들였다. 이는 벚꽃이 지기 직전 가장 화려하게 흩날릴 때 인파가 몰리는 광적인 쏠림 현상과 판박이다. 

거품이 정점에 달해 임계치에 도달한 시장은 아주 작은 바람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변동성이 매우 커진다. 최근의 국제 정세가 바로 그 불확실성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전쟁을 일으킨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글로벌 지수가 널을 뛰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정보의 본질보다 군중 심리에 좌우되는 거품 경제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국내 주식 시장도 외국인이 빠져나가며 요동을 치고 있다. 동학개미들이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흔들림은 역설적으로 국내 주식 시장이 투기적 거품을 걷어내고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외부 압력으로 취약한 자본이 빠져나가는 과정은 벚꽃이 지고 난 뒤 튼튼한 잎이 돋아나 나무의 생명력을 지속시키는 자정 작용과 같다고 보인다.

장미과에 속하는 벚나무는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생태적 특성을 가진다.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에너지를 꽃에 집중해 곤충을 유혹하는 전략은 효율적이지만 외부 충격에는 매우 취약하다. 강한 바람 한 번에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모습은 자산 버블의 허망함을 연상케 한다. 

짧은 만개를 즐기려는 인파의 물결은 자산 버블의 마지막 단계에서 나타나는 광적인 쏠림 현상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도심 속에는 많은 벚나무 군락이 있다. 비 온 후 떨어진 벚꽃 잎을 밟으며 산책하는 즐거움도 있다.  /양진철 사진작가
짧은 만개를 즐기려는 인파의 물결은 자산 버블의 마지막 단계에서 나타나는 광적인 쏠림 현상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도심 속에는 많은 벚나무 군락이 있다. 비 온 후 떨어진 벚꽃 잎을 밟으며 산책하는 즐거움도 있다.  /양진철 사진작가

특히 벚나무는 상처에 약해 가지를 함부로 꺾으면 나무 자체가 썩어버리는 예민한 식물이다. 벚나무는 빨리 자란다. 그래서 가로수나 조경수로 많이 쓰인다. 벚꽃의 화려함보다는 얼른얼른 자라서 조경수 역할을 하기에 경제성이 높아서 심는 것이다.

벚나무는 상처에 매우 약하다. 상처 부위에 분비하는 항균·봉합 물질이 적어서 자기 치유능력이 적다. 그 결과 목재부후균(Nectria, Cytospora)이 쉽게 침투해 내부 공동화가 진행된다. 벚나무는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거대하며 빠르게 성장하지만 내부적인 방어 체계는 매우 예민하고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취약한 버블 경제 상황과 비교된다.

그래도 벚나무는 벚나무다. 봄을 대표하는 꽃나무이다. 사람들은 벚꽃이 피었다고 벚꽃이 진다고 열광한다. 벚꽃 엔딩은 영원한 베스트셀러이다. 

이미 평지의 꽃은 지고 있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해발 고도가 높은 가평의 삼악산이나 강화도 고려산의 산벚꽃은 이제야 절정을 준비하며 쏠림 없는 차분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벚꽃을 보았다면 이제 봄을 품은 메뉴들을 섭렵해 보자. 봄을 말아 먹는다는 의미를 담은 중식 춘권(春卷)을 추천한다. 비슷한 것으로 스프링롤이 있다. 봄에는 맛있는 나물들이 올라온다. 쑥국과 쑥버무리가 어떤가. 돌나물도 좋다. 그리고 풍류를 즐긴다면 화전(花煎)을 지져 먹어 보자.

벚꽃이 지는 것을 아쉬워하지 말자. 화려한 거품이 빠진 자리에 비로소 여름의 성장을 준비하는 견고한 초록초록한 생명력이 시작된다. 다만 전쟁으로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 종전과 평화를 먼저 촉구하기보다 주식 시장의 향방에만 몰두하는 풍토는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일시적인 자극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꽃잎이 진 뒤 드러나는 벚나무의 단단한 몸통처럼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동시에 생명과 평화의 본질적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여성경제신문 김성주 슬로우빌리지 대표
sungzu@naver.com

김성주 슬로우빌리지 대표

한양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관광과 엔터테인먼트를 전공했다. 삼성에버랜드에서 오랫동안 '환상의 나라'를 설계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는 슬로우빌리지 대표이자 컨설턴트로 변신해 농촌에 행복의 마법을 부리는 중이다. 한국수달보호협회 수도권서부지회장으로서 생태 보호에 앞장서고 있으며, 한국사회적농업협회 부회장을 맡아 치유농업과 6차산업을 이끌고 있다. 사람과 생명이 함께 웃고, 모든 이가 즐거운 세상을 만드는 것을 유쾌한 사명으로 삼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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