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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북해산 포티스 블렌드(Forties Blend) 원유 가격이 LSEG 데이터 기준 배럴당 147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현물 원유 거래의 기준 가격인 데이티드 브렌트(Dated Brent·S&P글로벌 플래츠 집계)도 이날 배럴당 131.96달러로 전일 대비 7% 반등했다.
반면 브렌트유 선물(6월물)은 배럴당 97.20달러(1%↑),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5월물)은 99.16달러(4.7%↑)에 그쳤다. 현물이 선물을 50달러 가까이 웃도는 이례적 괴리가 발생한 것이다.
현물·선물 간 가격 차이를 추적하는 브렌트 차액결제계약(CFD) 거래에서는 가격이 배럴당 30달러를 초과해 ICE(대륙간거래소) 거래한도를 넘어서면서 일부 거래가 장외로 밀려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RBC캐피털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상품전략 책임자는 “선물 시장 가격은 실물 시장 현실을 반영하는 후행 지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에너지 특사를 지낸 아모스 호크스타인은 “이것은 단순히 고유가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물리적 공급 부족”이라고 경고했다. 전쟁 이전 글로벌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했으며, 아시아의 경우 석유·석유제품의 약 80%가 이곳을 통과해 충격이 특히 크다.
설상가상으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이란의 공격으로 쿠라이스·마니파 유전의 생산능력이 일일 6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핵심 수송로인 동서 파이프라인도 피격돼 일일 약 70만배럴의 수송량이 줄었다. BOK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수석부사장은 “해협이 열리더라도 물류 정상화에는 최소 20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휴전 합의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이란 관련 소수에 불과하다. 이란은 혁명수비대를 통해 통항 허가와 수수료 징수 권한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휴전 발표 직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유조선 통행을 다시 차단했다.
양측은 11일 오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사상 첫 직접 대화를 개시하지만, 레바논 휴전 포함 여부·해협 개방 조건·협상 의제 등에서 입장 차이가 커 전망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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