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 대만 특허, ISR·핵심 선행기술 미반영…‘미국식 표준’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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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 대만 특허, ISR·핵심 선행기술 미반영…‘미국식 표준’ 논란도

이데일리 2026-04-10 09:01: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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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임정요 김새미 기자] 삼천당제약(000250)이 대만에서 약물 전달 플랫폼 에스-패스(S-PASS) 기술 특허 등록에 성공했다. 하지만 정작 핵심 선행기술이 심사 과정에서 인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실질적 경쟁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제약업계는 이번 특허 등록이 기술 검증의 결과라기보다 심사 과정의 구조적 공백 속에서 이뤄진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자료=서밋바이오텍이 등록한 대만 특허)




◇핵심 선행기술 누락한 채 등록…기술 검증 신뢰성 '흔들'

9일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의 취재를 종합하면 삼천당제약 관련 대만 특허는 심사 과정에서 국제조사보고서(ISR)에 포함된 주요 선행기술이 반영되지 않은 채 등록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허업계에 따르면 ISR에서는 후코이단 기반 경구 전달 기술과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문헌이 제시됐다. 하지만 대만 심사관은 이들 문헌을 거절이유로 인용하지 않았다. 후코이단이란 S-PASS 기술의 핵심 구성 요소이자 회사가 강조한 바이오폴리머로 해조류에서 추출되는 황산화 다당류를 말한다.

이번 심사는 시점상으로도 논란의 여지도 있다. 국제조사보고서는 2025년 3월 14일 발송됐고 대만 특허청의 거절이유 통지는 같은 해 4월 8일 이뤄졌다. 그럼에도 ISR에서 제시된 핵심 문헌이 심사 과정에 반영되지 않은 정황이 확인되면서 ISR 활용 여부 자체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허업계에서는 대만이 특허협력조약(PCT) 가입국이 아니라는 점과 심사 시점상의 문제로 ISR 반영이 제한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 변리사는 "대만은 PCT 가입국이 아닌 만큼 ISR을 꼭 반영할 의무는 없다"면서도 "특허 심사 과정에서 핵심 선행기술이 빠진 상태에서 등록이 이뤄진 것은 의아하다"고 말했다.

해당 특허 심사 경과를 확인한 결과, 대만 특허청이 초기 심사에서 거절 결정을 내린 이후 출원인이 청구항 보정 등을 거쳐 재심사를 통해 등록에 이른 것으로 확인된다. 초기 거절 과정에서는 청구항 기재 방식이 문제로 지적된 것으로 파악된다.

청구항이 구조보다 기능 중심으로 넓게 작성돼 있어 결합 방식이나 작용 메커니즘이 명확하지 않고 계면활성제 범위 역시 광범위하게 설정돼 명세서로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후 보정 과정에서 이러한 표현을 구체화하고 범위를 조정하면서 형식적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신 심사 과정에서 인용된 문헌은 후코이단을 포함하지 않는 폴리비닐피롤리돈(PVP) 기반 기술이나 알긴산·키토산 계열의 일반적 리뷰 논문 등 상대적으로 유사성이 낮은 선행기술에 그쳤다. 이에 따라 출원인은 해당 문헌들과의 차이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진보성을 방어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보정을 통해 특허 등록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다른 변리사는 "심사관이 인용한 선행기술 범위 내에서 대응이 가능한 방향으로 보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심사관이 유사한 선행기술로 인용하지 않은 문헌에 대해서는 애초에 반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출원인은 의견서를 통해 "PVP는 단순 물리적 혼합에 불과하고 알긴산·키토산은 황산화 푸코이단과 구조·기능적으로 차이가 크다"는 논리를 중심으로 반박을 전개했다. PVP는 의약품에서 용해도 개선이나 결합제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보조 첨가제로 통상 약물과 물리적으로 혼합되는 수준의 기술에 해당한다. 이는 심사관이 인용한 문헌 범위 내에서는 충분히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특허업계에서는 ISR에서 이미 후코이단 기반 경구 전달 기술을 다룬 선행기술이 제시된 만큼 해당 문헌이 심사 과정에 반영됐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변리사는 "가장 유사하고 치명적인 선행기술이 빠진 상태에서 심사가 진행되면서 출원인에게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현재 논리는 ‘다른 다당류와 다르다’는 수준인데 후코이단을 직접 활용한 선행기술이 인용될 경우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美·유럽서 통할까…글로벌 기준과 괴리 지적돼

여기에 더해 삼천당제약이 이번 특허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대만은 미국식 국제 표준을 도입한 국가"라며 글로벌 수준의 심사를 통과한 것처럼 강조한 부분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회사는 이번 특허 등록의 전략적 의미로 미국의 허가-특허 연계제도인 Hatch-Waxman Act를 도입한 대만 규제 시스템을 언급하며, 글로벌 규제 기준에 부합하는 기술 실체를 공인받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삼천당제약은 "국제출원 절차(PCT)에서 제기된 선행기술 관련 의견들을 개별국 심사 단계에서 보정 및 추가 소명 자료를 통해 성공적으로 해소한 첫 번째 실체적 결과물"이라며 "대만 특허청 등록 결정은 S-PASS 기술이 글로벌 규제 프레임워크 내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이는 향후 미국(USPTO) 및 유럽(EPO) 특허 심사에서도 유리한 이정표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만 특허청은 국제조사보고서(ISR)에서 제시된 핵심 유사 선행기술을 인용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유사성이 낮은 문헌을 중심으로 판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된다. 통상 각국 특허청 심사는 ISR을 참고하되 어떤 선행기술을 거절이유로 채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대만은 국제특허협력조약(PCT) 가입국이 아닌 만큼 ISR을 공식적으로 따를 의무가 없고, 이번 심사 역시 ISR을 직접 반영하지 않은 채 이뤄졌다는 점에서 글로벌 공통 기준에 따른 판단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허 전문가는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선행기술이 실제 심사에서 어떻게 다뤄졌느냐인데 이번 사례는 가장 중요한 문헌이 빠진 상태에서 결론이 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만이 미국 허가-특허 연계제도(Hatch-Waxman Act)를 참고한 약사법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 역시 이번 특허의 기술 검증 수준을 설명하는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허가-특허 연계제도는 의약품 허가 과정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와 제네릭 허가를 연동하는 제도로 핵심은 특허의 유효성을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특허를 기준으로 분쟁 여부를 사전에 판단하는 구조에 있다. 즉, 해당 제도는 어디까지나 의약품 허가 절차에서 특허 분쟁을 조정하기 위한 장치일 뿐 개별 특허의 신규성이나 진보성을 판단하는 특허 심사 기준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영역이란 것이다.

또 다른 변리사는 "허가-특허 연계제도는 규제 프레임일 뿐 기술 심사 체계가 아니다"며 "특허 질을 판단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특허청 심사와 선행기술 인용 여부인데 이번 사례처럼 핵심 선행기술이 빠진 상태라면 제도와 무관하게 특허 강도는 낮게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대만이 미국식 제도를 일부 참고하고 있다는 점은 제도적 환경을 설명하는 요소일 뿐 이번 특허가 글로벌 기준에서 검증됐다는 근거로 연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특허업계의 중론이다. 이번 특허의 청구항 역시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청구항은 인슐린·리라글루타이드·세마글루타이드 등 생물활성성분과 황산화 푸코이단, 계면활성제를 결합한 미셀 구조를 핵심으로 한다.

특허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성 자체가 이미 다양한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제시된 조합이라는 점에서 선행기술과 충돌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특허청은 ISR에서 제시된 선행기술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따라 이번 대만 특허에서 활용된 보정 전략이 그대로 통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선 변리사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전제로 한다면 PCT 가입국인 미국과 유럽 등에서 동일한 수준의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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