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란의 ‘비트코인 통행료’ 징수 방침에 대해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행위를 “비겁한 합의 위반”으로 규정하는 동시에, 자신의 외교 성과를 깎아내리는 주류 언론을 향해서도 포문을 열었다. 이는 단순히 해상 통행료 문제를 넘어, 달러 패권 수호와 자신의 정치적 승리 프레임을 지키기 위한 ‘삼각 전쟁’으로 풀이된다.
▲ ‘암호화폐 결제’에 격노한 트럼프… 달러 패권 도전 용납 않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유조선에 배럴당 1달러의 통행료를 비트코인으로 받겠다고 선언한 것은 미국의 금융 제재 시스템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유조선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어 그는 “이란은 석유 통과를 허용하는 방식에서 매우 형편없고 비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우리가 맺은 합의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로 ‘비트코인’이라는 결제 수단에 주목한다. 암호화폐를 통한 거래는 미국의 달러 기반 모니터링을 회피할 수 있어, 사실상 미국의 경제 제재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로 읽히기 때문이다.
▲ WSJ와 전면전… “내 덕분에 이란 핵 없다” 승리 프레임 고집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 언론 간의 해묵은 갈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란이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은 상태에서 승리를 선언한 것은 시기상조”라고 비판하자, 트럼프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WSJ을 “세계에서 가장 형편없고 부정확한 사설 위원회”라고 깎아내리며 “이것은 승리이며, 시기상조일 것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외교적 성과로 “나 덕분에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지엽적인 통행료 분쟁보다 ‘핵 저지’라는 거대 담론을 앞세워 자신의 치적을 보호하려는 프레임 전략일 수 있다.
▲ ‘공동 사업’과 ‘강경 대응’ 사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전략?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하루 만에 급변했다는 점이다. 그는 전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공동 사업(Joint Venture)’을 추진할 수 있다며 “양측 모두 큰돈을 벌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란의 통행료 징수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당장 중단하라”며 강경 모드로 선회했다.
이러한 ‘럭비공’전략은 상대방을 압박해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트럼프 특유의 ‘거래의 기술’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는 “머지않아 이란의 도움 여부와 관계없이 석유가 다시 흐르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란이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무력 시위나 대체 경로 확보 등 모든 옵션을 동원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호르무즈 관리를 새로운 단계로 격상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실제 비트코인 통행료 결제가 이루어질 경우 중동 정세는 걷잡을 수 없는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르무즈 해협은 자신의 외교적 역량을 증명할 시험대”라며 “비트코인이라는 제재 회피 수단을 이란이 고집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물리적 대응 강도가 예상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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