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가는 데이터센터…배터리·태양광 새 ‘판’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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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가는 데이터센터…배터리·태양광 새 ‘판’ 열리나

한스경제 2026-04-10 0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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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호손의 스페이스X./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호손의 스페이스X./ 로이터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인공지능(AI) 인프라 경쟁이 지상 전력망과 용수, 부지 한계를 넘어 우주 궤도로 향하고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아직 구상 단계지만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잇달아 대규모 구축 계획을 내놓으며 산업 초점이 전력, 배터리, 태양광, 열관리 장비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국내 기업들 역시 당장 발사체나 위성 본체 개발 주체는 아니더라도 전력 저장과 발전, 소재 공급 측면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스페이스X·스타클라우드 등,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선점 경쟁 ‘치열’

9일 산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 구도는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1월 30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최대 100만기 규모 ‘오비탈 데이터센터’ 위성망 허가를 신청했다. 또 스타클라우드는 8만8000기, 블루오리진은 ‘프로젝트 선라이즈’를 통해 5만1600기 규모 위성형 데이터센터 구상을 내놨다. 

FCC 문건과 관련 보도들을 종합하면 이들 프로젝트 공통점은 지상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제약을 우주 태양광 기반 전력과 궤도 인프라로 우회하겠다는 데 있다. 아직은 허가나 개념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단순한 담론을 넘어 실제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산업 측면에서 우주 시장이 중요한 이유는 우주 데이터센터 본질이 단순히 AI 서버를 우주에 올리는 일이 아닌 궤도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만들고 저장하고 열을 빼내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스타클라우드가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 25마이크로미터 이하 초박형 웨이퍼, 대형 태양광 어레이, 방열판, 전력변환 장치 등을 주 요소로 제시했지만 아직 공급사를 특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공급망이 아직 사실상 비어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결국 승부는 GPU보다 전력 시스템과 열관리 체계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며 이 지점에서 국내 배터리·태양광 업체들 간접 참여 여지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삼성SDI·SK이노베이션·한화솔루션 등 국내 기업 간접 수혜 ‘기대’   

삼성SDI의 경우 국내에서 우주 데이터센터 산업 분야에 가장 근접한 업체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회사는 최근 미국에서 흑연과 실리콘탄소복합체를 활용한 혼합 음극재 관련 특허를 확보했다. 지난 3월에는 엘앤에프와 2027년부터 3년간 1조6000억원 규모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소재는 미국 인디애나주 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생산에 쓰일 예정이다.

삼성SDI는 자동차 전지 중심 성장 공식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북미 ESS와 LFP 공급망 강화로 축을 옮기고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가 장기적으로 요구할 고에너지밀도·고신뢰성 저장장치 수요까지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지상 ESS, 중장기적으로는 특수 전지 시장 확대라는 기회를 맞을 수 있다. 다만 최근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JV) 관련 자금 회수 일정이 연장된 점은 전기차 시장 둔화 부담이 여전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SK이노베이션은 다소 결이 다르다. 정유 부문은 정제마진 개선으로 버티고 있지만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여전히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947억원을 기록했지만 SK온 배터리 부문 손실은 전분기보다 확대됐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958명을 감원하기도 했다. 

SK온은 이미 올해 LFP 배터리 양산과 ESS용 제품 확대를 예고했다. 지난해 미국 플랫아이언에너지와 2026~2030년 최대 7.2GWh 규모 ESS 배터리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우주 데이터센터가 본격화하더라도 당장 직접 수혜로 이어지긴 어렵다. 그럼에도 지상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용 저장장치 시장이 커질수록 SK이노베이션에는 배터리 적자 구조를 완화할 출구가 될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배터리보다는 발전 측면에서 수혜 가능성이 주목된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결국 대형 태양광 어레이 없이는 성립하기 어렵다. 향후 스페이스X, 스타클라우드, 블루오리진 합산 기준 장기적으로 연간 100GW 이상 신규 수요를 만들 수 있다면 지상 태양광 업체 업황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2조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재무 부담 논란을 겪었다. 다만 회사 측은 1분기 흑자 전환, 하반기 조지아 카터스빌 공장 양산 후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에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한화솔루션의 현실적 과제는 우주 시장에 앞서 미국 내 셀·모듈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지만 고효율 셀과 웨이퍼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중장기 성장 동력 제고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낙관론 만만찮은 불확실성...비효율성·유지보수 문제 대두

다만 장밋빛 전망만 앞세우기엔 우주 데이터센터 시장 불확실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의 구상이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의 해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겪었던 경제성·유지보수 한계를 반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발사 비용, 방사선과 진공 환경에서의 반도체 신뢰성, 장비 교체 비효율성, 우주 쓰레기 문제 등이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 데이터센터는 당장 호재가 아닌, AI 인프라 병목 현상이 에너지 문제로 어디까지 번지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프로젝트에 가깝다”며 “그럼에도 차기 데이터센터 경쟁에서 서버 제조사만이 아닌 전력 저장, 관리 기업들이 주인공으로 올라설 가능성을 열어준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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