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연합(AU)과 회원국들이 현재 진행 중인 중동 전쟁이 아프리카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열린 공동 정책 발표회에서 AU를 비롯해 유엔 아프리카 경제 위원회, 아프리카 개발은행, 유엔 개발계획 등 주요 국제기구들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아프리카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즉각적인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이들 기관은 공동 성명을 통해 “중동 지역의 분쟁이 지속될 경우 아프리카의 해운 항로와 에너지, 비료 및 식량 공급망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경제 성장 지연은 물론 전반적인 산업 기반에도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전쟁이 6개월 이상 이어질 경우 2026년 아프리카 경제 성장률이 0.2%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아프리카 경제에 또 한 번의 충격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가장 큰 문제로는 ‘생계비 위기’가 지목됐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난과 식량 가격 급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취약 계층의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운 비용과 보험료 상승, 환율 압박, 긴축 재정까지 겹치면서 경제 전반의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다.
중동 지역은 아프리카 전체 수입의 15.8%, 수출의 10.9%를 차지하는 핵심 교역 파트너다. 이에 따라 이번 분쟁은 단순한 외부 변수 수준을 넘어 아프리카 경제 구조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일부 국가는 ‘오일 쇼크’ 수준의 에너지 충격을 받고 있으며, 다른 국가들은 비료 수입 차질로 농업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걸프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차질로 암모니아 및 요소 생산이 감소하면서, 파종기인 3~5월에 필요한 비료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식량 생산 감소와 식품 가격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아프리카 전역의 식량난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이번 전쟁의 ‘스필오버(spillover)’ 효과로 인해 수단, 소말리아, 리비아 등 내전이나 분쟁을 겪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국제 지원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참가 기관들은 대응 방안으로 역내 경제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특히 아프리카 대륙 자유무역지구(AfCFTA)의 확대와 관련 정책의 신속한 추진을 통해 에너지 및 식량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 회복력을 높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아프리카는 단순한 간접 피해를 넘어 구조적 경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긴밀한 협력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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