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노조도 못 피한 로봇 쓰나미…처우·복지 보단 '자리 사수'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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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노조도 못 피한 로봇 쓰나미…처우·복지 보단 '자리 사수' 올인

르데스크 2026-04-09 20:04: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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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가 도래하면서 노사 협상의 의제 또한 과거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과거 임금인상, 근로시간 등 근로자 복지나 처우에 집중됐던 교섭 의제가 '일자리 지키기' 뒤로 밀려나고 있다. 사람의 자리가 AI·로봇으로 빠르게 대체되면서 인력 감축 이슈가 경영계의 화두로 급부상한 탓이다. 올해 첫 교섭을 앞두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화두 역시 AI·로봇 자동화에 따른 '고용 유지'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교섭 의제의 변화 자체가 이미 AI·로봇의 파고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부는 감원 칼바람…한국은 자연 감소 시도, 외국은 수천명 대량 해고

 

경영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1년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기점으로 로봇·AI의 현장 투입 로드맵을 정교하게 기획해 이행해 오고 있다. 2021년 기아 오토랜드(광명)에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 '스팟'의 시범 운영을 시작한 데 이어 심야 시간대 화재 감시 및 안전 순찰 업무에도 로봇을 투입했다. 2023년에는 싱가포르 혁신센터(HMGICS)를 가동하면서 'AI 기반 셀 생산 방식'을 도입했다. AI 기술을 부품의 셀 배정과 자율이동로봇(AMR) 경로 결정, 품질 검사와 유지보수 예측에 활용하는 식이다.

 

지금은 로드맵에 발맞춰 국내 AI 반도체 회사 '딥엑스(DEEPX)'와 협력해 온디바이스(On-Device) AI칩을 개발한 단계에 와 있다. 이 칩을 로봇에 이식하면 인식·판단·제어를 실시간으로 자동수행하고 클라우드 연결 없이도 안정적인 실시간 반응이 가능하다. 기아차가 9일 '2026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에서 발표한 중장기 사업전략에 따르면 피지컬 AI 로봇 '아틀라스'는 2028년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인 HMGMA에 먼저 투입된 뒤 이듬해 하반기 기아 조지아 공장(KaGA)에도 투입될 예정이다. 


▲ 2023년 미국 조지아주 '기아의 날' 선포 행사에 참석한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사진=연합뉴스]

 

로봇 제조사를 직접 소유하지 않은 GM은 텍사스 소재 로봇 기업 앱트로닉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정 효율을 높이는 실용 노선을 걷고 있다. 2024년 휴머노이드 로봇 '아폴로'를 공장에 시범 투입했다. 지금은 머신러닝을 통해 도장 불량이나 0.1mm 단위 미세한 조립 오차까지 잡아내는 AI 감시체계의 완성을 앞두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통적인 노동집약 산업으로 분류됐던 자동차 산업의 고용 풍토도 크게 바뀌고 있다. AI·로봇이 현장에 투입되면서 점차 사람이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1월 발표한 '로봇 도입과 지역 노동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의 AI·로봇 자동화에 따른 고용 충격은 성별·나이를 가리지 않고 있다. AI로 손쉽게 대체 가능한 고객 서비스나 단순 개발업무 분야 신규 채용이 대폭 줄면서 청년들은 취업이 더욱 어려워졌다. 또 기존 내연기관 생산에 숙련된 중·장년층은 디지털·로봇 중심의 공정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정년퇴직 후 재고용되지 못하는 구조적 소외 현상을 겪고 있다.

 

해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테슬라는 베를린 공장의 자동화 생산 공정 도입과 맞물려 1700명 규모의 생산 인력 감축을 시도했다. 포드 또한 EV 수요 둔화와 생산라인 자동화 등 생산 방식 변화에 따라 쾰른 EV 공장 직원 1000명을 내보냈다. GM은 지난해 11월 미국 내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 인력 1700명을 해고했다.

 

복지·처우 요구하던 노조도 '일자리 사수' 올인…"로봇 투입은 대세, 공생 방법 모색해야"

 

▲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 현장. [사진=연합뉴스]

 
국내 자동차 기업 근로자들의 긴장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근로자 해고가 거의 불가능하다시피 한 국내 실정상 대규모 해고는 없더라도 점진적으로 인력을 줄이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매년 실시하는 노사 교섭의 의제도 달라졌다.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근로자 측이 임금동결과 최소 인상안을 받는 대신 사용자측이 고용유지를 확약하는 의제가 중심이 됐다. 이후 내연기관에서 전기차(EV)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는 2022년에는 노조 측이 해외공장 확대에 맞서 국내공장 투자를 주문했다. 10년간 중단됐던 기술직 신규 채용도 교섭 의제 중 하나였다.

 

자동차 업계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2023년에는 단연 '성과급 쟁취'가 최대 이슈였다. 인력 자연감축에 맞선 근로자측 정년 연장 카드도 이때 등장했다. 2024년에는 MZ세대 조합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근로시간을 주 4.5일로 단축하는 '금요일 조기 퇴근'이 의제로 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AI·로봇 투입이 대세로 자리매김하면서 복지나 처우 개선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주요 의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역시 '자리 지키기'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운용 서경대 공공인재학부 겸임교수(변호사)는 "미국 공장의 경우 전쟁과 이민법 이슈로 인해 공장을 새로 짓고 사람이 이동하는 것보다 로봇을 투입하는 게 불가피한 방침이 된 상황이므로 이 부분은 근로자 측이 수용하는 대신 국내 근로자의 요구와 지위를 적극 보장하는 식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생산성 확대,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한 로봇 자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만큼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 AI로봇과 사람이 효율적으로 협력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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