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9일 한화솔루션의 증권신고서에 대해 보완을 요구하며 심사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회사가 추진하던 2조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절차도 사실상 멈춰 섰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6일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1조5000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나머지 9000억원은 태양광 등 신사업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금융당국 제동으로 자금 조달 일정이 틀어지면서 회사의 재무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는 단순한 투자 재원 확보를 넘어, 신용등급 하락을 막기 위한 성격이 강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수년간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오면서 재무 여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실제 회사의 설비투자 비용은 2022년 9420억원에서 2024년 3조419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투자규모가 2조원대로 줄었지만 이는 여전히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투자 확대는 차입 증가로 이어졌다. 회사의 순차입금은 2022년 말 4조9915억원에서 지난해 말 12조6259억원으로 3년 만에 153% 급증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41%에서 196%로 뛰었다. 순차입금 규모만 해도 회사 시가총액의 약 2.7배에 달한다.
실적도 뒷받침되지 못했다. 핵심 사업인 석유화학과 태양광 사업 모두 중국발 공급 확대와 업황 둔화 영향을 받으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2022년 9000억원대였던 영업이익은 2023년 5792억원으로 급감했고, 2024년에는 3002억원, 2025년에는 364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회사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2024년 이후 약 1조6000억원 규모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7000억원 규모 영구채도 발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은 AA-(부정적)까지 강등됐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유상증자까지 제동이 걸리면서 한화솔루션의 자금 조달 전략 전반에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기존 주주배정 방식 대신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 8일 ㈜한화가 약 8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밝힌 가운데, 추가적인 계열사 지원 여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방향을 틀더라도 참여 가능한 계열사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 체제인 그룹 구조상 ㈜한화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가 한화솔루션 지분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분 50%를 쥐고 있는 한화에너지가 3자 배정 유증에 참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사업 측면에서도 차질이 예상된다. 태양광 부문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기반으로 북미 생산 확대를 추진 중이지만, 투자 재원 확보가 지연되면서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서다. 석유화학 부문 역시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 속에서 추가적인 비용 부담까지 겹치며 사업 회복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제동으로 재무와 투자 전략이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한화 단독 대응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그룹 차원의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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