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보다 신뢰가 먼저”···분쟁·소송 발목 잡힌 제약家, ‘경영 연속성’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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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보다 신뢰가 먼저”···분쟁·소송 발목 잡힌 제약家, ‘경영 연속성’ 비상

이뉴스투데이 2026-04-09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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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에서 약 파이프라인과 연구개발(R&D) 성과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던 기존 구조에 더해, 공시 신뢰와 지배구조, 재무 건전성이 평가에 직접 반영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각사]
제약업계에서 약 파이프라인과 연구개발(R&D) 성과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던 기존 구조에 더해, 공시 신뢰와 지배구조, 재무 건전성이 평가에 직접 반영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각사]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제약업계에서 기업 가치 평가 기준이 재편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과 연구개발(R&D) 성과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던 기존 구조에 공시 신뢰와 지배구조, 재무 건전성이 평가에 직접 반영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경영권 분쟁, 회생 절차, 공시 논란 등 이질적인 리스크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성장 가능성뿐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모습이다. 이에 기술 성과 역시 공시 신뢰와 지배구조 안정성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평가에 반영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성제약, 지배구조 균열이 재무 붕괴로···회생까지 이어진 연쇄 충격

이양구 전 동성제약 회장(왼쪽)과 나원균 대표. [사진=동성제약, 그래픽=김진영 기자]

이 같은 변화는 동성제약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지난해 6월 경영권 분쟁과 대규모 횡령 의혹, 오너 일가의 이중 매매 논란까지 겹치며 지배구조 신뢰가 급격히 흔들린 것이 출발점이다. 실제 창업주 일가 간 갈등 속 경영권이 외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계약 위반 논란이 불거졌고, 자기자본의 약 30.6%에 해당하는 177억원 규모 횡령 의혹까지 제기되며 법적 리스크가 확대됐다.

지배구조 불안과 법적 리스크는 투자 심리 위축과 영업 기반 약화로 이어지며 재무 구조를 빠르게 훼손시켰다. 지난해 매출은 871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손실은 57억원에서 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257억원으로 늘었으며, 자본총계는 233억원까지 감소해 자본잠식률이 12.2%에 달했다.

문제는 실적 악화 자체보다 손실이 자본으로 빠르게 전이되는 구조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자본잠식률이 12.2%까지 상승, 재무 안정성이 단기간 내 약화됐다. 이런 흐름 속 동성제약은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회생계획안은 채권자 동의율 63.15%로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다만 법원은 전체 의결권 기준 93.97%의 동의와 청산가치 대비 높은 변제율을 근거로 강제인가를 결정한 상황이다.

이는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법적 판단이 기업 존속 여부를 대신 결정한 사례로 해석된다. 회생계획안이 채권자 동의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법원의 강제인가로 절차가 진행되면서, 시장 참여자 간 합의가 아닌 사법적 판단이 기업 정상화 방향을 결정하는 구조로 전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임 고소와 허위·지연 공시 의혹이 겹치면서 재무 문제를 넘어 공시 신뢰와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도 확대됐다. 공시 정보의 신뢰성이 흔들릴 경우 투자자는 재무 지표보다 리스크를 우선 반영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기업 가치는 구조적으로 할인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이에 평가는 단순 실적 부진을 넘어 신뢰 변수까지 반영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삼천당제약, 기술 기대 꺾은 공시 혼선···주가 급변·평가 기준 전환

[사진=삼천당제약·연합뉴스, 그래픽=김진영 기자]

삼천당제약에서도 확인된다. 경구용 인슐린 개발 기대감으로 주가가 100만원을 넘어서며 기술 프리미엄이 확대됐지만, 대주주 블록딜(약 2500억원 규모) 추진과 철회 과정에서 공시 신뢰 논란이 불거지면서 투자 판단 기준이 흔들렸다. 실제 주가는 하루 만에 15% 이상 하락하며 40만원대로 밀리는 등 변동성이 크게 증가했다.

주가 급변은 기술 자체보다 공시와 설명의 일관성에 대한 신뢰 문제와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사주 매입 계획 관련 발언과 공시 간 불일치, FDA 사전 미팅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투자 판단 기준이 기술력뿐 아니라 공시 신뢰까지 반영되는 방향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FDA 통계상 97건 중 81건이 승인되는 일반 절차를 성과로 해석한 부분은 정보 전달의 정확성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 투자자 기대를 과도하게 선반영하게 만든 뒤 실제 승인 가능성과의 괴리가 드러나면서 신뢰를 훼손하는 구조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기술 가치보다 정보 신뢰성이 우선 점검되는 투자 판단이 강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약업 특유의 정보 비대칭 구조 역시 이런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기술 검증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투자자는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성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게 되며, 공시 신뢰에 의문이 제기될 경우 기술 가치에 대한 프리미엄도 함께 조정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한미약품, 실적과 별개 지배구조 리스크···의사결정 불확실성 확대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왼쪽)과 장녀인 임주현 부회장(가운데),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진=한미, 그래픽=김진영 기자]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왼쪽)과 장녀인 임주현 부회장(가운데),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진=한미, 그래픽=김진영 기자]

지배구조 영역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보인다. 한미약품은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분쟁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창업주 일가와 주요 주주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분 구조 역시 어느 한쪽도 확실한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균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신동국 회장 측 지분은 약 29.83%,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측과 우호 지분을 합쳐도 약 34% 수준으로, 어느 한쪽도 안정적인 과반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한 구조다. 지분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주요 의사결정이 주주 간 협의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경영 안정성과 의사결정 속도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는 평가다.

600억원 규모 위약벌 청구 소송이 병행되면서 지배구조는 여전히 안정적 지배력 확보보다는 이해관계자 간 균형에 의존하는 ‘연합형 구조’에 머물러 있다. 법적 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경영권의 안정성뿐 아니라 의사결정의 정당성까지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외부 전문경영인을 선임해 체제 전환을 시도했지만, 의사결정 독립성 확보와 함께 산업 이해도와 전략 실행력 검증이라는 추가 과제를 동반. 실적과 별개로 중장기 전략의 연속성과 의사결정 일관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경영 지속 가능성 자체가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콜마, 승계 구조 흔드는 지분 반환 소송···지배력 재편 변수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왼쪽),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운데)와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진=콜마, 그래픽=김진영 기자]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왼쪽),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운데)와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진=콜마, 그래픽=김진영 기자]

콜마그룹 역시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오너 간 지분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지배구조 리스크로 이어지며, 윤동한 회장이 장남 윤상현 부회장에게 증여했던 콜마홀딩스 주식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이 진행되면서 과거 승계 과정 자체가 분쟁 대상으로 전환됐다.

230만주(무상증자 반영 시 약 460만주), 지분율 약 30%에 달하는 주식을 둘러싼 반환 소송은 단순 가족 분쟁을 넘어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해당 지분은 주요 주주 간 지분 격차를 좌우하는 핵심 물량으로, 귀속 변화 여부에 따라 의결권 비율과 우호 지분 구조가 재편될 수 있다.

특정 주체의 지배력 강화 또는 약화로 직결될 수 있으며, 향후 주주총회 표 대결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주요 안건이 주주 간 힘의 균형에 따라 좌우되는 구조가 고착될 경우, 이사회 구성과 경영진 선임 등 핵심 의사결정이 지연되거나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있다.

특히 해당 증여가 ‘경영 합의 조건’을 전제로 한 것인지 여부를 둘러싼 해석 충돌은 지배구조의 근간인 계약 신뢰 자체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한다. 증여가 조건부였는지에 따라 지분 귀속의 정당성과 경영권 행사 근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매간 독립경영 체제로 정리됐던 승계 구도가 다시 충돌 국면으로 되돌아가면서, 지배력 구조의 안정성뿐 아니라 의사결정 권한의 귀속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기업 운영의 예측 가능성과 중장기 전략의 연속성 역시 외부 변수에 좌우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김진영 기자]
[그래픽=김진영 기자]

이 같은 흐름은 제약 산업의 기업 가치 평가 기준이 ‘성장성 중심’에서 ‘리스크 관리 역량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에는 신약 파이프라인과 임상 성과가 기업 가치를 견인했다면, 최근에는 해당 성과를 안정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지배구조와 정보 신뢰 체계가 전제 조건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특히 기술 검증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외부에서 성과를 즉각 확인하기 어려운 산업 특성상, 투자자는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와 의사결정 구조를 통해 미래 가치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공시 신뢰와 지배구조 안정성이 흔들릴 경우 시장은 기술력보다 리스크 관리 수준을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재평가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제약업계가 기술 산업이면서 동시에 ‘신뢰 기반 산업’이라는 특성을 다시 드러내는 변화로 해석된다. 신약 개발은 장기간의 투자와 높은 불확실성, 그리고 임상·허가 과정에서 성과가 외부에 즉각적으로 검증되기 어려운 구조를 전제로 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기업이 제공하는 공시와 의사결정 체계를 통해 미래 가치를 간접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공시 투명성과 지배구조 안정성이 훼손될 경우 시장은 기술 성과의 실현 가능성 자체를 보수적으로 재평가하게 되며, 기술 가치를 선반영하기보다 리스크를 우선 반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기술 프리미엄 시대에서 신뢰 프리미엄 시대로 전환되는 초기 국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신약이 단독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소가 아닌, 신뢰가 확보된 기업이 기술로 평가받는 구조”라며 “지배구조와 공시 체계가 흔들리면 기술은 프리미엄이 아니라 리스크로 인식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인 주가 대응이나 이벤트 중심 공시로는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기적인 정보 공개 체계와 일관된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지배구조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지 않으면 기술 성과도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투자자들은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는 기업인지’를 먼저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시 정확성과 의사결정 구조를 강화하는 것이 중장기 기업 가치 회복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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