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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22일께 KB금융 등 8대 금융지주의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를 연다. 작년 8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마련된 자리다. 현재 금감원장은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상·하반기 각각 한 번씩 만남을 가지는 것이 정례화돼 있다.
이번 만남이 더 주목받는 건 금융당국이 이달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기로 한 것과 맞물려서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부패한 이너서클’ 발언을 계기로 지배구조 개선안을 만들어왔다. 그러다 지난달 금융지주 주주총회 전에 개편안을 발표하려다 타이밍을 놓치면서, 금융위는 개편안 내용을 조금 더 다듬어 이달 중 내놓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이번 자리는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 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원장은 그간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권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왔다. 최근엔 지배구조 개선안에 이 같은 방향성이 담긴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단 관측까지 나오는 분위기다. 발표가 늦어진 만큼 ‘더 센’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두고 벌써부터 ‘관치 금융’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논의와 맞물려 주주 추천 활성화 차원에서 기관 투자자나 주요 주주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금융지주들이 또다시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더 커질 동력이 될 수 있다. 이번 개선안에는 금융 사고 등 문제가 생겼을 때 임직원의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clawback) 제도 등도 담길 전망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0개 금융지주 회사(KB·신한·하나·우리·NH·iM·BNK·JB·한국투자·메리츠)의 순이익은 26조7000억원으로 전년(23조7000억원) 대비 12.4%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4대 금융지주의 경우 올 1분기에도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주 수익원인 은행 가계대출이 줄었지만 기업대출 증가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금융그룹의 예상 순이익은 총 5조2991억원이다. 전년 동기(5조91억원) 대비 5.8% 증가한 규모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4대 금융지주 합산 1분기 순이익이 5조원을 넘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KB금융그룹이 1조7679억원으로 리딩 그룹 자리를 예약했다. 신한금융은 1조5607억원, 하나금융은 1조1553억원, 우리금융은 8152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됐다.
다만 2분기부터는 고성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계대출 규제로 기존 수익 기반이 약해진 가운데, 기업대출 중심의 성장 구조는 충당금 부담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부실채권도 골칫거리다. 4대 금융지주 고정이하여신(NPL)은 2024년 말 10조8684억원에서 지난해 말 11조9346억원으로 9.8%(1조662억원) 증가했다. 부실채권 증가로 NPL비율도 금융지주마다 0.01~0.1%포인트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중동 전쟁 여파로 대출을 갚지 못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겹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전격 합의했지만 이스라엘 도발 등의 변수가 남아있어 기업 경영 환경이 빠르게 정상화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진단이다. 금융권에선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지배구조 개선 압박 수위가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실적이 개선될수록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요구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대출을 확대하면서 연체율이 증가하는 것도 골칫거리다. 4대 금융지주 고정이하여신(NPL)은 2024년 말 10조8684억원에서 지난해 말 11조9346억원으로 9.8%(1조662억원)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 채권이다. 부실채권 증가로 NPL비율도 금융지주마다 0.01~0.1%포인트 상승했다. 올해도 NPL비율은 더 오를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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