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미국이 7일(현지시간) 2주간의 조건부 휴전에 합의했다.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도 허용될 전망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합동 공격한 지 한 달여 만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협 통행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오늘 밤 문명 하나가 사라질 것"이라고 위협한 지 몇 시간 만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지역의 핵심 수출 통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장기적인 평화, 그리고 중동 내 평화에 관한 최종 합의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며" 이번 휴전에 동의한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과거 갈등의 쟁점 대부분에 대해 미국과 이란은 이미 합의에 도달했으며, 이번 2주간의 휴전 기간 이를 최종적으로 완벽하게 마무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오랜 기간 지속된 문제가 해결에 가까워져 영광스럽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완전하고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는 미국이 역사적인 실패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부 사항을 "최종 마무리"하기 위한 협상이 최대 15일 이내에 파키스탄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전장에서 거둔 이란의 승리는 정치 협상장에서도 확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양측 모두 놀라운 지혜와 이해심을 보여주었으며, 평화와 안정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건설적으로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이슬라마바드 회담'을 통해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할 수 있기를, 앞으로 더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이번 중동 분쟁의 모든 당사자들이 국제법상의 의무를 준수하고 휴전 조건을 이행해, 이 지역의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평화를 향한 길을 열어주기를" 촉구했다.
하지만 다른 분쟁과 마찬가지로, 이번 2주간의 휴전이 장기적인 평화로의 전환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휴전'이란?
UN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휴전(ceasefire)'에는 단일하고 보편적으로 합의된 정의가 없다. 단어 자체는 '사격(fire) 중지(cease)'라는 군사 명령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사격 개시(open)'의 반대말이기도 하다.
이에 휴전은 협상 과정에서 교전 당사자들이 각자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며, 'truce'나 'armistice' 등과 혼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UN은 '휴전'과 '적대행위 중단(cessation of hostilities)'은 다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적대행위 중단'은 대체로 전투를 중단하자는 비공식적인 합의를 가리키지만, 휴전은 보다 공식적인 합의로, 다음과 같은 세부 사항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 휴전의 목적
- 휴전 이후의 정치적 과정
- 휴전 발효 시점
- 휴전 적용 지역
또한 어떤 군사 활동이 허용 혹은 금지되는지, 휴전 이행은 어떻게 감시할지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기도 한다.
일례로 라이베리아 내전은 1993년 '국민통합임시정부'가 라이베리아국민애국전선(NPFL) 및 라이베리아민주통일전선(ULLD)과 협정을 맺으면서 끝이 났다.
당시 양측은 무기 및 탄약 수입을 중단하고, 군사 진지를 변경하거나 공격하지 않으며, 추가적인 적대 행위를 선동하지 않고, 지뢰 및 소이탄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휴전은 영구적 혹은 일시적?
UN에 따르면 두 경우 모두 가능하다.
교전 당사자들은 임시 혹은 예비적 휴전에 합의하기도 한다. 이는 폭력을 줄이거나, 인도주의적 위기를 완화하려는 조치일 수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주도하는 무장 단체들은 지난 2023년 11월 24~30일 일시적 휴전에 합의했고, 하마스는 수감자 약 240명 석방을 대가로 인질 105명을 풀어줬다.
아울러 향후 협상을 촉진하고, 영구적이거나 최종적인 휴전으로 나아가는 길을 마련하고자 예비적 휴전에 돌입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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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지난 2000년 6월,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는 최종적인 휴전을 협상하고자 우선 분쟁을 동결하는 데 합의했다. 이 합의는 같은 해 12월, 이 전쟁을 끝낸 '알제리 조약'의 일환으로 최종적으로 체결됐다.
그러나 예비적 휴전이 불안정하거나 실패하며 전쟁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과거 UN은 레바논 내전을 끝내고자 1978년, 1981년, 1982년 여러 차례에 걸쳐 휴전을 끌어냈다. 그러나 매번 이후 전투가 재개됐고, 1975년에 시작된 내전은 1990년에야 비로소 끝이 났다.
어떤 경우에는 한쪽 또는 양쪽 교전 당사자가 전투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시간 벌기용으로 임시 휴전을 이용하기도 한다.
한편 최종(또는 영구적인) 휴전은 대개 교전 당사자 간 성공적인 평화 회담을 거쳐 성립된다. 이 단계에서는 보통 특정 병력의 무장 해제 또는 동원 해제가 수반되는데, 협정 체결 후 수년간 관련 후속 보안 조치들이 유지되기도 한다.
일례로 1998년 체결된 '성 금요일 협정(벨파스트 협정)'에는 아일랜드 공화군(IRA) 임시파와 친영 단체 모두 무기를 "사용 불가능하게" 만드는 데 합의했다.
아울러 이 협정에는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공화국 간의 국경을 개방해 제약 없는 무관세 무역을 허용하는 등, 이 지역의 평화와 공존을 계속 증진하려는 조항들이 담겼다.
제한적 휴전의 종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2023년 11월에 체결한 임시 휴전을 '인도주의적 일시 중지(humanitarian pause)'라고 불렀다. 전투의 폭력을 줄이거나 인도주의적 위기를 완화하고자 인도주의적 일시 중지에 돌입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수단 정부는 수단해방운동(SMLM)과 정의평등운동(JEM) 등 두 무장 단체와 휴전에 합의했고, 이에 서부 다르푸르에서 45일간 전투가 중단됐다. 그 덕에 구호 단체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04년 쓰나미 피해를 입자, 인도네시아 정부와 '자유아체운동(FAM)' 모두 교전 지역에 구호물자를 전달할 수 있도록 휴전을 선언했다.
특정 지역에서 전투를 중단하는 형태도 있는데, 이를 '지리적 휴전(geographical ceasefire)'이라고 한다.
2018년 UN은 예멘 정부와 후티 간 합의를 중재해 이에 홍해 항구 도시 호데이다 주변에서 전투를 중단시키고 지역 주민들을 보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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