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프랑스 서부 해안의 작은 어촌 마을들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 드론을 막아내는 지원군으로 떠올랐습니다.
쓸모를 다해 버려지던 낡은 그물이 러시아 드론의 프로펠러를 엉키게 하는 방어막으로 변신하면서입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최근 몇 주 사이 프랑스 브르타뉴 반도 전역의 항구에서 수거된 약 200㎞ 길이의 폐그물이 우크라이나로 보내졌습니다.
어부들이 바닷속 바위 등에 긁혀 교체한 폐그물이 러시아군의 소형 FPV 드론을 저지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군인과 민간인들은 지원받은 그물을 참호나 군용 차량 위, 주요 보급로 상공에 터널 형태로 설치해 드론의 날개를 얽어매 무력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물코가 약 15㎝로 넓고 굵은 아귀잡이용 그물이 가장 인기가 높습니다. 겨울철 눈과 얼음의 무게를 견딜 수 있고, 투명하거나 녹색을 띠어 드론 조종사의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의 경우 30㎞에 달하는 도로가 어망으로 덮여 보급로와 병원, 학교 등을 지키고 있습니다. 현지 시의원 옥사나 포호미이는 "어망 덕분에 주민들이 엄청난 심리적 위안을 얻고 있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 기부 행렬은 브르타뉴 남부 항구도시 키브롱에서 활동하는 우크라이나 출신 번역가 테티아나 리히터가 이끄는 자선단체를 중심으로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10월 첫 선적 이후 지금까지 총 약 1천500㎞에 달하는 그물이 우크라이나에 전달됐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파리 방문 당시 이 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드론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물 덕분에 얼마나 많은 생명을 구했는지 상상도 못 할 것"이라며 깊은 감사를 전했습니다.
폐그물 기부는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덴마크와 스웨덴에 이어 스코틀랜드 정부도 올해 2월 연어 양식장에서 쓰던 폐그물 280t 이상을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물의 활용은 방어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자국 드론에 그물 조각을 달아 적 드론 위에서 투하해 프로펠러를 엉키게 하는 방식도 쓰고 있습니다. 동부 루한스크에 배치된 폼스타 여단은 드론에 소형 그물 발사기를 달아 러시아 드론을 포획하는 방식을 도입해 5주 만에 드론 100대를 무력화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폐그물이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러시아군 역시 화염방사기를 장착한 드론으로 그물을 태우거나, 조종성이 뛰어난 광섬유 드론을 투입해 그물 터널 안을 곡예 비행하며 목표물을 타격하는 등 진화된 전술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내용 영상으로 보시죠.
제작 : 전석우·황성욱
영상 : 로이터·AFP·The 4th Heavy Mechanized Brigade·텔레그램 Ptashka Drones·텔레그래프·X @deleeuwkyiv·@bayraktar_1love·@Drone_Wars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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