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 안 합니다"…트레블카드 확산에 여행객들 돌변, 환전소는 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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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 안 합니다"…트레블카드 확산에 여행객들 돌변, 환전소는 텅

르데스크 2026-04-09 16:10: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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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앞두고 환전소를 찾던 풍경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환율이 좋은 환전소를 찾아다니는 것이 필수 과정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트래블카드와 모바일 결제가 확산되면서 내국인뿐 아니라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현금을 미리 환전하지 않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9일 관세청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개인 환전소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569곳으로 집계됐다. 2025년 3월 말 615곳에서 같은 해 12월 말 590곳으로 줄어들며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은 사상 처음 1800만 명을 넘어섰지만 그간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 가장 먼저 들르는 곳 중 하나로 꼽히던 개인 환전소는 오히려 빠르게 줄어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는 결제 방식의 변화가 지목된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한국을 여행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국내 카드 사용 금액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비거주자의 카드 국내 사용 금액은 140억8000만달러(약 20조94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119억1000만달러(약 17조6300억원)를 기록했던 2024년 대비 18.2%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 최근 1년간 개인 환전업소 추이.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트래블카드 확산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024년 컨슈머인사이트가 전국의 만 20~69세 금융소비자 21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같은 해 7~8월 해외여행을 다녀온 소비자 중 절반이 넘는 65.7%가 현지 결제나 출금 시 트래블 카드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고 밝힌 수단인 '현지 통화(지폐, 동전)(69.1%)'에 근접한 수치로 해외 결제에서 트래블카드 이용이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40대 이하에서는 트래블카드 이용률이 70~80%에 달해 현지 통화 이용률(60%대)을 앞지르기도 했다. 해외 결제 이용률이 가장 높은 트래블카드는 '트래블월렛'(33.1%)이었고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31.6%)가 근소한 차이로 그 다음이었다. 이어 후발주자인 '토스 외화통장(카드)'(18.0%), '신한 SOL트래블'(16.5%), 'KB 트래블러스'(14,7%), '우리 위비트래블'(9.8%)이 나란히 뒤를 이었다. 환전과 결제, 출금을 하나의 서비스로 해결할 수 있는 편의성이 이용 확대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지현(57) 씨는 "몇 년 전 홍콩 여행 때는 은행에서 환전을 하며 높은 수수료를 냈지만 최근 다녀온 나트랑 여행에서는 따로 환전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딸이 트래블카드로 결제를 했는데 필요할 때마다 금액을 충전해 쓰다 보니 여행 경비 관리도 훨씬 편했다"며 "환전해 가면 잔돈이 남아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그런 부담이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관광객들 역시 현금보다 카드 사용을 더욱 선호하는 모습이다. 미국인 브래들리(Bradley·63)는 "한국에 와서 환전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커피 한 잔부터 지하철 이용까지 대부분 카드 결제가 가능해 현금을 쓸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여행을 가면 일정 금액은 반드시 현금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카드 한 장이면 충분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 외국인 관광객들 역시 현금보다는 카드 사용을 더욱 선호하고 있었다. 사진은 한국에 여행온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르데스크

 

내국인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김기범(28) 씨는 "요즘은 해외여행이나 출장 때 트래블카드를 더 자주 쓴다"며 "현지에서 바로 충전할 수 있고 수수료 부담도 적어 환전소를 찾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환전소를 이용해야 했던 통화도 이제는 대부분 카드로 해결돼 가족들도 트래블카드를 쓰고 있다"고 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해외여행을 앞두고 '수수료 작게 떼는 환전소'를 네이버 블로그, 엑스(X·옛 트위터) 등을 통해 공유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코스로 꼽히는 명동 일대에 위치한 사설 환전소에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율을 찾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앱을 통한 환전과 트래블카드 이용이 늘어나게 되면서 오프라인 개인 환전소를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줄어들고 있다.


논현역 인근에 위치한 환전소 내부는 내국인 손님을 기다리며 한산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환전소 관계자는 "예전에는 베트남 동이나 태국 바트 등을 환전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들 역시 현금보다 카드 사용을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창구를 찾는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고 가끔 100달러씩 환전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손님들을 끌어 모으려면 뭐라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매장에서는 짐을 맡겨주기도 하고 또 다른 곳은 예약을 대행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환전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방식이 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현금을 먼저 바꾸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카드와 모바일 결제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수록 환전소의 역할은 점차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환전소 역시 단순 환전 기능만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서비스 다변화 등 새로운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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