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객님. 챔피온의 공식 온라인 스토어입니다. 어떤 문의사항이 있나요?"
의류 브랜드 챔피온의 일본 누리집은 상담챗봇을 24시간 운영한다. 소비자는 챗봇으로 제품과 매장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챗봇을 운영하는 업체는 한국 스타트업 채널코퍼레이션이다.
K-스타트업들이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제조·유통 중심이던 한일 경제 교류가 데이터·플랫폼 기반 서비스로 확장되면서, 일본이 전략적 시험대가 아닌 본격적인 성장 무대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특히 K-뷰티와 콘텐츠, 커머스 분야를 중심으로 진출이 활발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채널코퍼레이션은 올인원 AI 비즈니스 메신저 '채널톡'을 앞세워 일본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전체 매출의 20%가량이 일본에서 나온다. 채널톡은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 고객관계관리(CRM) 마케팅, 채팅 상담 등을 통합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2018년 일본 진출 뒤 현지 매출 3위 패션기업인 아다스트리아, 3대 편집매장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패션 브랜드 챔피온 등이 채널톡을 도입했다.
K-뷰티·콘텐츠·물류 스타트업의 진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화해글로벌은 일본어 버전 웹사이트를 통해 현지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1000만건 이상의 제품 후기를 AI로 번역해 제공하고, 카테고리별 순위와 성분 정보 등 핵심 기능을 현지화한 결과 출시 1년 만에 월간 이용자 수가 18배 증가했다.
DJ·청취자 간 실시간 소통 기반의 라이브 서비스와 귀로 듣는 웹소설 팟노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푼은 2018년 일본 진출 이후 결제액이 약 64배 증가했다. 얼굴 노출 없이도 활동할 수 있는 서비스 구조가 사생활을 중시하는 일본 문화와 맞아떨어지고, 다이렉트메시지(DM) 기능 삭제 등 현지화 전략을 펼친 결과다.
글로벌 통합 물류 플랫폼 '아르고'를 운영하는 테크타카는 지난해 5월 일본 특송 서비스를 선보인 후 출시 4개월 만에 매출이 16배가량 급증했다. 테크타카는 지난달 지바현에 물류일괄대행(풀필먼트) 사업이 가능한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라쿠텐·큐텐·틱톡샵 등 주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과 손을 잡으며 현지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은 1억2000만명이 넘는 인구를 기반으로 한 거대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경기가 살아나며 지난해엔 우리나라보다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K-콘텐츠 확산으로 한국 브랜드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시장에 안착하면 장기 고객과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한 점도 잇단 진출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일본 소비자의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K-패션·뷰티 브랜드의 일본 진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현지 수요 증가에 힘입어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은 더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을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로 보는 시각도 늘고 있다. 충분한 시장 규모와 높은 소비력, 브랜드 신뢰도를 갖춘 만큼 일본에서 성공한 서비스는 다른 국가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피처링은 지난해 11월 일본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피처링은 일본 내 서비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유럽 등에 진출할 예정이다. K-뷰티 스타트업 하트퍼센트는 일본을 시작으로 화장품 주요 국가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임상욱 채널코퍼레이션 일본지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일본은 산업별 시장 규모가 한국의 3~5배에 이르고, 30년 만에 내수가 회복되는 구조적 전환점에 있어 스타트업이 진출하기에 적기"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의 낮은 디지털 전환율은 한국 스타트업이 '디지털 성장'과 '회복되는 소비력'을 동시에 공략할 기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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