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 펄어비스가 지난달 20일 출시한 오픈월드 액션어드벤처게임 ‘붉은사막’의 흥행을 바탕으로 올해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집계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1분기 펄어비스의 매출을 최소 300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에 따라서는 최대 4000억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작년 1분기 매출 837억원과 비교하면 약 4~5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처럼 펄어비스가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앞두고 있지만 주가는 생각만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펄어비스 주가는 지난 1일 붉은사막의 400만장 판매 돌파를 발표하면서 전일 대비 4.35% 오른 7만2000원을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달성했다. 그러나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 반전의 붉은사막, 연내 1000만장 판매 정조준
붉은사막의 행보는 반전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붉은사막은 오랜 개발 기간과 출시 연기로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출시일이 다가오면서 기대감도 커졌다. 발매 이후에는 장단점이 극명하게 갈리는 게임성과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으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출시 직전 공개된 전문가 평점은 당초 예상보다 낮은 78점에 머물면서 기대감이 오히려 독이 됐다. 많은 비판과 우려 속에서 출시된 붉은사막은 사전 예약 등의 힘으로 출시 첫날에만 200만장 판매를 달성했지만 낮은 평점으로 인해 장기 흥행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모든 예상을 깨고 출시 4일 만에 300만장 판매를 돌파한 붉은사막은 12일 만에 400만장 판매까지 달성하면서 국산 게임산업에 새로운 금자탑을 세웠다. 단순 계산으로만 3000억원이 넘는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해외 판매 비중이 더 높다는 점과 환율까지 고려하면 실제 수익은 더 많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붉은사막이 기존의 기존 콘솔·PC 패키지게임과 다른 점은 시간이 갈수록 이용자 평가가 좋아졌다는 점이다. 리뷰 집계 사이트 메타크리틱의 전문가 평점은 출시 직후 78점에서 현재 77점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이용자 평점은 초기 78점에서 현재 88점으로 상승했다.
디지털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의 동시접속자 수도 첫날 24만명대에서 오히려 1주일 후 27만명대까지 오르며 일반적인 패키지 게임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스팀 이용자 평가도 초기 ‘복합적(긍정 평가 40~69%)’에서 지금은 ‘매우 긍정적(긍정 평가 80% 이상)’으로 상승했다.
이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붉은사막에 대한 평가가 좋아지면서 장기적인 판매 전망도 밝게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P의 거짓’이나 ‘스텔라 블레이드’ 등 국산 패키지 게임의 흥행 성적을 참고해 연내 500만장 판매를 예상했지만 12일 만에 400만장을 판매하면서 이제는 연내 800만장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일부 긍정적인 전망에서는 연내 1000만장 이상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펄어비스가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편의성 개선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할인 이벤트 등을 통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 고점 지난 주가…다시 반등 가능할까
시간이 지나면서 재평가 받으며 뒷심을 발휘한 붉은사막과 달리 개발사 펄어비스의 주가는 고점을 지나 벌써 내리막길에 접어든 모양새다. 붉은사막이 출시를 전후에 반전을 쓰면서 펄어비스 주가도 크게 요동쳤다.
연초 펄어비스 주가는 4만원을 밑돌았지만 붉은사막 출시일이 다가오면서 기대감이 높아지며 6만8000원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출시 직전 전문가 평점이 공개되면서 하루 만에 25% 폭락해 다시 4만원 초반대로 가라앉았다.
반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출시 후 이용자들의 평가가 우호적으로 바뀌고 빠르게 300만장 판매를 돌파하자 주가는 다시 하루 만에 23% 이상 급등하며 5만원대를 회복했다. 400만장 돌파를 발표한 지난 1일에는 7만2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펄어비스의 짧은 파티는 여기서 끝났다. 고점 이후 6거래일 연속 하락한 펄어비스 주가는 9일 기준 5만원 중반대를 횡보하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붉은사막의 초기 흥행 효과가 이미 지났고 초반 판매량이 중요한 패키지게임 시장의 특성상 당분간 펄어비스 주가의 상승 요인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펄어비스의 캐시카우인 ‘검은사막’은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지만 차기작인 ‘도깨비’의 출시는 빨라도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동안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붉은사막의 DLC 등 추가 콘텐츠 소식이 절실하지만 펄어비스는 일단 유료 DLC 계획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DS투자증권은 붉은사막이 장기적으로 800만장 판매량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DS투자증권 보고서에서도 차기작까지는 아직 멀기 때문에 지표가 하락할 것이라는 점은 지적했다. 붉은사막이 예상치인 800만장 이상 판매될 경우 펄어비스의 올해 연매출은 9000억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DS투자증권 최승호 애널리스트는 “붉은사막의 2026년 흥행이 가정된다 해도 2027~2028년 이익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서도 “붉은사막은 올해 전체 패키지 게임 중 2~3위권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그에 맞는 밸류에이션이 필요하다”며 적정 주가수익비율(P/E) 15배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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