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에도 하늘길은 ‘반쪽’···정상화 시급한데 ‘리스크 관리’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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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에도 하늘길은 ‘반쪽’···정상화 시급한데 ‘리스크 관리’ 난망

이뉴스투데이 2026-04-09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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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일부 국가에서 영공을 재개했지만, 안전 우려와 항공유 수급 불안, 비용 부담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항공 운항은 여전히 제한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일부 국가에서 영공을 재개했지만, 안전 우려와 항공유 수급 불안, 비용 부담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항공 운항은 여전히 제한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임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중동 하늘길은 여전히 정상화와 거리가 먼 상태다. 일부 국가에서 영공 재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안전 우려와 항공유 수급 불안, 비용 부담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항공 운항은 여전히 제한된 수준에 머물고 있다.

휴전 합의에도 ‘부분 재개’ 그쳐

9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은 지난 7일(현지시간)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안전한 항행 보장과 일시적 공격 중단을 이행하기로 했으며,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후속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휴전 합의 이후 일부 중동 국가에서는 영공 재개 움직임도 보인다. 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국영 아나둘루 통신에 따르면 시리아와 이라크, 바레인은 자국 민간항공 당국을 통해 영공 재개를 공식 발표했다.

시리아 민간항공청은 폐쇄됐던 공역이 모두 재개되면서 항공 교통이 정상적으로 재개됐고, 다마스쿠스 국제공항도 정상 운항 체제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민간항공당국도 자국 영공 재개를 발표했으며, 바레인 정부 역시 예방적 조치로 시행했던 일시적 영공 폐쇄를 해제했다.

다만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항공업계에서는 실제 운항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군사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자체 안전 판단에 따라 일부 공역을 계속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역 열렸지만, 운항은 ‘제한 상태’

공역은 일부 재개됐지만, 실제 항공 운항은 여전히 정상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여행 전문 플랫폼 위고(Wego)에 따르면, 휴전 이후에도 이란과 쿠웨이트, 바레인, 시리아 공역은 민간 항공편 운항이 제한된 상태이며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공역 역시 완전 개방이 아닌 ‘심각한 제한(heavily restricted)’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유럽항공안전청(EASA)의 ‘분쟁지역 정보공지(Conflict Zone Information Bulletin)’도 항공사에 최소 이달 10일까지 중동 및 페르시아만 공역 회피를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항공사들의 중동 노선 복귀 역시 지연되고 있다.

항공사들의 운항 복귀 속도도 더디다. 항공평가 전문매체 에어라인레이팅스닷컴에 따르면 이번 휴전은 평화 협정이 아닌 2주간의 일시 중단에 불과해 협상이 결렬되면, 공역 폐쇄가 즉각 재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항공사들은 운항 재개에 신중한 입장이다. 실제로 걸프 지역 항공사들의 운항은 이달 초 기준 전쟁 이전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유 공급 불안…“정상화 수개월 걸릴 것”

공역 문제와 함께 항공유 수급 불안도 항공 운항 정상화를 제약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윌리 월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통되더라도 중동 정유 시설 피해를 감안하면 항공유 공급이 필요한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항공유 가격은 전쟁이 본격화된 2월 말 이후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달 말 기준 항공유 가격은 갤런당 약 195달러로, 전쟁 이전 약 100달러 수준에서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원유 가격 상승 폭이 약 50%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항공유 가격 상승은 이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정유 시설 타격에 따른 공급 차질이 유가 상승분을 초과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아시아 항공사들은 일부 노선을 감편하는 한편, 자국 공항에서 연료를 추가로 탑재하거나 중간 급유지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 우려…국내 항공사 리스크 부담 증가

휴전 이후 국제 유가와 환율이 일시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며 시장 불안 심리가 일부 완화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브렌트유 가격은 전쟁 기간 중 배럴당 110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가 휴전 발표 이후 90달러대 중반으로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러한 안정 흐름에도 휴전 지속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글로벌 항공업계에서는 공역 재개와 별개로 항공편 공급 회복 속도가 핵심 변수로 꼽히며, 중동 주요 허브 공항의 정상화 여부가 향후 노선 복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항공사들의 리스크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이란 전쟁 이후 항공유 가격은 전쟁 이전 대비 약 147% 급등했으며,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항공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ATA에 따르면 항공유는 항공사 운영비의 약 27%를 차지하는 주요 비용 항목이다.

일본과 베트남 등 일부 해외 공항에서는 급유 제한 등 수급 문제가 발생하면서 운항계획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국내 항공업계에서도 공역이 부분적으로 재개되더라도 안전, 연료, 비용 부담이 동시에 해소되지 않는 한 하늘길의 완전한 정상화는 쉽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더라도 고유가 상황이 수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구조적 요인으로 항공사 자체 대응만으로는 리스크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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