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출마' 최고위원, 공개회의서 공천 절차 불만·상대 후보 비판
장동혁 굳은 표정 속 정점식 "당원께 죄송" 공개사과…빛바랜 100만 당원 행사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조다운 노선웅 기자 = 6·3 지방선거를 50여일 앞두고 국민의힘 최고위가 9일 다시 난장판이 됐다.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최고위원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생중계된 공개회의에서 당내 공천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거나 상대 예비후보를 대놓고 비판하자 이런 행태를 두고 회의석상에서 "당원께 죄송하다"는 사과까지 나왔다.
포문은 경기도지사 후보 공천을 신청한 양향자 최고위원이 열었다.
양 최고위원은 공관위가 본선 경쟁력을 우려해 경기도 추가 공모를 단행한 것을 두고 "일부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엽기적이고 기이하기 짝이 없다"며 "제가 이상합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그는 "지명도가 있어야 한다, 기업인을 찾는다, 반도체 전문가를 찾는다고 하는데, 30년 글로벌 기업인이자 반도체 엔지니어이고 당원이 뽑은 선출직 최고위원을 두고 이 무슨 해괴한 말이냐"며 "이게 이기는 공천이냐. 이게 전략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도지사 경선 중인 김재원 최고위원도 바로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경쟁자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둘러싼 옛 안전기획부 간부 시절 인권유린 의혹, 이를 무마하기 위한 인터넷 언론사 특혜성 보조금 지원 의혹 등을 언급했다.
그는 "만약에 이 후보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되어 본선에 진출하면 선거 기간 내내 검찰의 기소, 좌파 언론과 더불어민주당의 파상공세를 받을 것"이라며 "당의 명운이 걸린 사안이어서 어쩔 수 없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월 출마 기자회견 당시 "후보 신분으로 최고위 회의에 나오는 것은 자제하는 게 맞다. 공천 과정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사 표시는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당내 경선 경쟁자를 겨냥해 맹공을 퍼부은 것이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이들의 발언을 듣다가 "당원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스럽다"고 입을 뗐다.
정강정책·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장인 그는 "최고위 공개발언 석상이 특정 후보가 특정 후보를 비판하는 자리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천을 신청한 즉시 최고위에서 사퇴하도록 규정을 개정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설마 이런 사태가 발생하겠느냐는 안이한 인식 하에 그런 규정을 두지 못한 점에 대해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양향자·김재원 최고위원이 출마 선언과 동시에 최고위에서 사퇴했어야 했다는 의미다.
장 대표는 굳은 얼굴로 이 소란을 지켜보다가 "설령 공천 과정에서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동안 당을 위해 함께 길을 걸어온 분들이라면 절제와 희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 정책위의장은 회의를 마친 뒤 양 최고위원에게 '김 최고위원처럼 상대 후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주로 지적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도부는 최고위 직후 '100만 책임당원 돌파 기념식'을 열어 정기적으로 당비를 납부하는 책임당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을 자축했으나 최고위원까지 가세한 공천 내홍으로 행사 자체가 빛이 바랬다.
장 대표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당과 나라의 운명이 걸려있다"며 "많은 분이 어렵다고 하지만 저는 100만 책임당원의 힘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6일 인천 현장 최고위에서는 일부 참석자들이 "민심이 처참한 수준으로, 비상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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