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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휴전 합의 직후 수도 테헤란에서는 이란혁명수비대(IRGC) 산하 바시지(Basij) 민병대 대원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한밤중 외무부 앞까지 행진하며 휴전 결정을 규탄했고, 미국·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며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시위 참가자들은 “전쟁 상황이 우리에게 더 유리했는데 왜 멈추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란 강경파 일간지인 카이한(Kayhan)의 편집장도 “휴전 합의는 적에게 선물을 준 것”이라며 공개 비판을 쏟아냈다.
이번 휴전 결정은 이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가 내렸다. SNSC는 온건파인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 SNSC는 파키스탄의 중재 요청을 수락해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안전한 선박 통행을 허용하는 대신 미국·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강경파 사이에서도 출구 모색이 불가피하다는 현실 인식은 자리 잡고 있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이란 대법원장조차 휴전 합의 발표 불과 몇 시간 전 이란 국영TV에 출연해 “이란은 우위를 유지하면서 전쟁 종식을 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약 40일간의 전쟁으로 이란에서는 3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인권단체들은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이란 강경파들이 그동안 줄곧 “일시 휴전은 없다, 영구 종전만 수용한다”고 공언해 왔다는 점이다. 이들은 테헤란 주요 교차로에 “호르무즈 해협은 계속 폐쇄될 것”이라 쓰인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지난달 최고지도자에 오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뜻을 담은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번 휴전을 계기로 이란의 또 다른 금기도 깨졌다. 이란 의회 의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가 이슬라마바드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이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전임 최고지도자인 고(故)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재임 내내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금기시했다. 전쟁 초반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그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를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SNSC는 휴전 합의를 “이란의 승리”로 공식 규정하고, 체제 지지자들에게 단결을 촉구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이 영구적 평화에 이르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BBC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전쟁 재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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