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K-축제 서막 알린다… 힙한 래퍼와 AI가 낮춘 '600년 궁궐의 문턱'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진정한 K-축제 서막 알린다… 힙한 래퍼와 AI가 낮춘 '600년 궁궐의 문턱'

위키트리 2026-04-09 14:29:00 신고

3줄요약

왕이 거닐던 돌길 위로 래퍼의 비트가 흐르고, 정적이 흐르던 인정전 앞마당은 댄서의 몸짓에 맞춰 '조선판 힙합 무대'로 뒤바뀐다. 박제된 역사의 공간을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장 핫한 문화의 장으로, 600년 고궁의 문턱이 다시 낮아진다.

2025 궁중문화축전 개막식 현장. / 국가유산진흥원 제공

"궁궐은 국민의 것"… 문턱 낮춘 12년의 여정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지난 7일 ‘2026 봄 궁중문화축전’ 기자간담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위키트리
지난 7일 서울 한국의집에서 열린 '2026 제12회 궁중문화축전' 기자간담회 중 공연 현장. / 위키트리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한 '2026 궁중문화축전'이 방문객 165만 명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화려한 서막을 올린다. 오는 25일부터 9일간 서울 5대 궁(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경희궁)과 종묘에서 개최된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지난 7일 서울 한국의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유산이 일상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향유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궁궐은 당대 최고의 기술과 예술이 집대성된 종합 예술 무대이자 결국 국민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경복궁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공연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젊은 층과 외국인의 관심을 축제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전통에 입힌 현대의 색채... 궁, 예술을 깨우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린 '2025 궁중문화축전' 개막제 모습./ 뉴스1

매년 봄과 가을에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문화 축제인 '궁중문화축전'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의 전통 예술과 궁중 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을 제공해 왔다.

올해 봄 축전의 주제는 '궁, 예술을 깨우다'.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궁궐별 예술 특화 프로그램들이 준비됐다. 오는 24일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개막제에서는 '궁, 예술을 깨우다 - 하이퍼 팔래스(Hyper Palace)'를 주제로 현대적 감각과 궁중의 아름다움이 만나는 공연을 선보인다. 국립무용단의 '몽유도원무'를 시작으로 래퍼 우원재, 국가유산진흥원 예술단의 '강강술래', 국악 EDM이 어우러진 한복 패션쇼 등 다채로운 무대가 이어진다. 또한 무용가 최호종,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 소리꾼 최예림과 어린이 합창단, 댄서 아이키와 훅(HOOK) 팀의 화려한 공연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7일 서울 한국의집에서 열린 '2026 제12회 궁중문화축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양정웅 감독(왼쪽에서 두번째) / 위키트리

이번 개막제 연출은 지난해 APEC 정상회의 예술총감독을 역임한 양정웅 감독이 맡았다. 행사는 24일 오후 7시 30분부터 약 1시간 10분간 진행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양 감독은 "역사와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어렵게 느껴졌던 궁궐의 문턱을 낮추고 싶었다"며 "과거에 멈춰 있는 공간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가 살아 숨 쉬는 공간임을 증명할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5대 궁 '맞춤형' 경험… AI부터 황제의 미식까지

지난해 5월 서울 종로구 종묘 정전에서 봉행된 '종묘대제'에서 무용수들이 종묘제례악에 맞춰 일무를 펼치고 있다. / 뉴스1
< >

축제는 5대 궁의 특색에 맞춰 세밀하게 설계됐다.

우선 경복궁에서는 조선시대의 삶과 현대 기술이 어우러진 체험이 가득하다. △궁중의 일상을 직접 재현하는 '경복궁, 시간여행' △조선시대 신입 관리가 되어 궁중 문화를 배우는 '궁중 새내기' △어린이 궁중문화축전 △전통 공예를 만나는 'K-헤리티지(K-heritage) 마켓' 등이 열린다. 특히 악사와 함께 경회루를 둘러보는 나들이와 인공지능(AI) 기술로 궁궐 안전 영상을 만들어 보는 참여형 캠페인 '궁궐 수호가'도 눈길을 끈다.

창경궁은 궁궐의 정취와 예술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됐다. △궁중 여성들의 장신구와 포장 문화를 살펴보는 '왕비의 취향' △정조가 독서를 즐기던 영춘헌에서 책을 읽는 '영춘헌, 봄의 서재'가 운영된다. 밤에는 춘당지 일대에서 아름다운 조명과 영상이 어우러진 미디어 아트 '물빛연화'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축제의 대미는 종묘에서 장식한다. 오는 28~30일까지 종묘 정전에서는 '종묘제례악 야간공연'이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종묘제례에 맞춰 연주와 노래, 춤이 결합한 고품격 종합 예술의 진수를 선보인다.

서울 중구 창덕궁에서 열린 2024 봄 궁중문화축전 '아침 궁을 깨우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시민의 모습. / 연합뉴스

창덕궁에서는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창덕궁의 아침 풍경을 감상하는 '아침 궁을 깨우다' 산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사전 예약을 마친 약 480명의 참가자는 가이드와 함께 금천교를 출발해 인정전, 대조전, 부용지 등을 조용히 둘러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번 프로그램의 해설을 맡은 건축가 성상우는 창덕궁만의 매력을 강조했다. 그는 "인적 드문 시간에 궁궐을 산책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창덕궁은 경복궁과 구조는 비슷하지만, 건물들이 꺾인 각도가 많아 걸음마다 색다른 장면을 만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후원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부용지의 아름다움이 투어의 즐거움을 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창덕궁 곳곳에서는 역사와 음악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행사도 열린다. 관람객들은 효명세자가 어머니 순원왕후의 마흔 살 생일을 기념해 연회를 준비하던 과정을 배울 수 있는 '효명세자와 달의 춤'을 비롯해, 전통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고궁음악회' 등이 마련됐다.

축제의 백미인 '100인의 태평지악' 공연도 기대를 모은다. 창덕궁 인정전을 배경으로 이화여대 교수와 학생 등 100명의 연주자가 수제천, 태평가, 아리랑 등 깊이 있는 국악 공연을 펼치며 고궁의 밤을 수놓을 예정이다.

2025 궁중문화축전 '황제의 식탁'. / 국가유산진흥원 제공
2019년 서울 중구 덕수군 대한제국역사관에서 열린 '황제의 식탁' 특별전 모습. / 뉴스1

덕수궁 중명전에서는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특별한 미식 토크쇼인 '황제의 식탁'이 열린다. 이 프로그램은 1905년 미국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인 앨리스 루스벨트가 대한제국을 방문했을 당시의 오찬 메뉴를 토대로, 당시의 외교 문화와 궁중 음식을 함께 체험해보는 자리다.

현장에서는 조선왕조궁중음식 이수자인 이소영 궁중음식연구원 실장이 상궁 역할을 맡아 외국인 관람객들에게 우리 전통 음식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이 실장은 올해 행사를 준비하며 "외국인 입맛에 맞춰 양념을 바꾸기보다 전수받은 전통 방식 그대로를 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행사에서 간장으로 담근 장김치를 국물까지 비우는 외국인들을 보며 우리 음식에 대한 깊은 관심을 느꼈다"며 특히 육류와 어류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건강식인 '장김치'를 꼭 알리고 싶은 메뉴로 꼽았다.

대한제국의 외교와 미식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황제의 식탁'은 하루 2회씩 총 6회에 걸쳐 진행되며, 회당 약 1시간 20분 동안 운영된다.

지속 가능한 유산의 미래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열린 '2024 가을 궁중문화축전' 현장. / 뉴스1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열린 '2024 가을 궁중문화축전' 현장. / 뉴스1

올해 궁중문화축전은 외국인 전용 프로그램과 QR코드 안내 서비스를 대폭 확대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3년 연속 '경복궁 시간여행' 연출을 맡은 송재성 감독은 올해 행사의 변화를 강조했다. 송 감독은 "기존에는 세종대왕의 업적과 일대기를 따라가는 구조였다면 올해는 궁궐에서 활동했던 예술인들의 일상에 주목했다"며 "관객들이 우리 유산을 과거의 기록이 아닌, 살아있는 현재의 시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축제 기간에는 전용 관람권인 '궁패스'를 이용할 수 있다. 5대 궁과 종묘를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는 이 패스는 특별히 향낭(향주머니)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3000명에게 선착순으로 한정 판매된다.

박제된 역사를 넘어 현대인의 눈높이에서 다시 쓰이는 고궁의 기록들. 이번 축전이 선사할 9일간의 여정은 낡은 유산이 아닌, 우리가 내일도 함께 누려야 할 살아있는 보물의 미래를 그려내고 있다.

▼ 개막제 개최 장소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