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전 검사장은 9일 ‘어떻게 법치주의는 무너지는가’란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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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전 검사장은 먼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주요 사실을 하나하나 거론했다.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차량 등 수억 원대 뇌물을 수수하고 이에 대한 증거인멸을 교사한 사실 △쌍방울(102280) 인사와 공모해 쌍방울이 경기도의 대북 스마트팜 지원 비용과 도지사 방북 비용을 대납할 목적으로 조선노동당에 거액을 건넨 사실 등 재판에서 인정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는 관계자 진술뿐 아니라 경기도 공문 및 출장보고서, 북한 측 영수증, 국정원 문건 등 다수의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인정됐다”며 “위 사실 중 어느 부분이 조작이냐”고 반문했다.
조작 논란의 핵심으로 거론되는 ‘도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이 전 부지사 진술 조서에 대해서도 직접 해명했다. 홍 전 검사장은 “해당 조서는 법정에서 피고인 측이 인정하지 않아 증거로 사용되지 않았고 공소사실에도 포함되지 않아 쌍방울의 행동 동기를 평가하는 데 쓰였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경기도지사가 방북 비용 대납 사실을 인지하고 승인했는지 여부는 향후 재판을 통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사법부가 판단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수사 경위에 대해서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 고발 사건을 수사하다 발견된 증거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보니 대북 송금 사실이 밝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0대 대선 무렵 민주당 당내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2021년 10월 ‘깨어있는 시민 연대당’ 등이 고발한 사건이었다. 홍 전 검사장이 2022년 5월 부임해 보니 일부 공소시효 완성일이 불과 3개월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그는 “마땅히 해야 할 수사를 충실히 한 후 결론을 내야겠다고 판단해 2022년 7월 의혹의 당사자인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했다.
당시 사무실에서 수원지검이 청구했던 쌍방울 금융계좌추적용 압수영장 사본이 발견됐다. 홍 전 검사장은 “별도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한 결과 수사관이 쌍방울 관계자에게 유출한 사실을 파악했고 해당 수사관을 공무상비밀누설 등으로 구속했으며 쌍방울 직원들의 컴퓨터 파쇄 등 조직적 증거인멸 행위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쌍방울 관계자들은 수사 과정에서 “이화영 부지사에게 법인카드와 차량 등 뇌물을 제공했고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책갈피에 끼워 넣는 방식 등으로 중국에 밀반출했으며 그 돈이 북한으로 건네졌다”고 진술하며 객관적 증거까지 제출했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직원들의 출입국 기록, 환전 기록도 진술에 부합했다. 홍 전 검사장은 “이 상황에서 뇌물과 대북 송금 혐의를 수사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고 했다.
이후 검찰은 2022년 10월 이 전 부지사를 특가법 위반(뇌물) 등으로 구속했고, 도망 중이던 대북 송금 관련자를 체포해 증거를 수집·분석했다. 2023년 1월 해외로 도피했던 김성태가 태국에서 체포되면서 뇌물공여와 대북 송금 경위를 명확히 확인했고, 경기도 공문 등 객관적 증거를 확보해 사건의 전모를 밝혔다는 것이다.
수사팀을 향한 현재의 공세에 대해서는 “명백한 보복 행위”라고 직격했다. 홍 전 검사장은 “수사팀 검사들은 검사장인 나의 책임 하에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실체 진실 확인을 위해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했다”며 “마음에 들지 않는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박상용 검사 개인을 표적 삼아 집단적 비방과 폭력적인 공세를 가하고 감찰과 불법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명백한 보복”이라고 했다.
그는 “사명감 하나로 묵묵히 소임을 다한 후배들이 고통받고 있음에도 야인이 되어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해 너무 미안하고 참담하다”며 “수사 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묻기 바란다”고 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 사면과 특검에 의한 공소 취소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같은 사안임에도 우리 편을 수사하면 조작이고 상대 편을 수사하면 정의실현이 되는 배타적인 선악 이분법은 법치주의를 무너뜨린다”며 “형사 사법에서는 피아 구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흐름이 현실이 된다면 우리 형사 사법은 물론 대한민국 역사에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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