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026 V리그 남자부의 모든 서사가 단 한 경기로 압축됐다.
10일 오후 7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천안 현대캐피탈과 챔피언결정 5차전. 인천 대한항공이 홈에서 왕좌를 지키며 3관왕(컵대회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룰지, 흐름을 내준 채 무너질지 판가름 난다.
가장 큰 변수는 심리다. 대한항공은 이 경기에서 패할 경우, 프로배구 남자부 최초로 ‘리버스 스윕’의 희생양이 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홈에서, 그것도 인천 팬들 앞에서 기록적인 역전 우승을 내준다는 시나리오는 팀 전체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2차전 이후 대한항공은 눈에 띄게 흔들렸다. 범실이 급증했고, 세트 후반 집중력 싸움에서 밀리는 장면이 반복됐다.
결국 해법은 ‘기본으로의 회귀’다. 대한항공은 원래 조직적인 수비와 안정적인 리시브를 기반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팀이다.
그러나 최근 두 경기에서는 서브 리시브 흔들림과 연결 플레이의 단절이 동시에 나타났다. 이 부분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공격 자원이 좋아도 경기 주도권을 되찾기 어렵다.
외국인 선수 마쏘의 활용도 핵심 포인트다. 1차전에서 높은 공격 성공률로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이후 상대 블로킹에 읽히며 효율이 떨어졌다.
미들블로커라는 포지션 특성상 공격 기회가 많지 않은 만큼, 한 번의 선택에서 확실한 득점으로 이어지는 ‘결정력’이 요구된다. 세터와 호흡, 특히 속공 타이밍을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반면 대한항공이 기대를 걸 수 있는 요소도 분명하다. 홈 경기라는 환경은 분명한 이점이다. 익숙한 코트, 그리고 팬들의 응원은 흔들리는 흐름을 붙잡는 데 큰 힘이 된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상대의 체력이다. 현대캐피탈은 플레이오프부터 이어진 강행군 속에서 거의 매 경기 풀세트 접전을 치렀다.
단기적으로는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누적된 피로는 분명 존재한다. 대한항공은 경기 초반부터 강한 서브와 빠른 템포로 상대를 흔들며 체력 부담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대한항공이 초반 흔들림을 털어내고 자신들의 배구를 되찾는다면, 3관왕이라는 시즌 목표는 현실이 된다. 반대로 흐름을 내준 채 끌려간다면,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이 단 한 경기로 무너질 수도 있다.
인천에서의 마지막 밤, 대한항공에게 필요한 건 복잡한 전술이 아니다. 흔들리지 않는 리듬,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집중력. 챔피언의 자격은 결국 그 두 가지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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