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비난한 트럼프, 동맹에 "호르무즈 안전 방안 내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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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비난한 트럼프, 동맹에 "호르무즈 안전 방안 내놔라"

이데일리 2026-04-09 13:50: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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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와 관련, 유럽 동맹국들에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수일 내에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휴전 선언에도 불구하고 이란·이스라엘 간 교전이 이어지면서 해협 봉쇄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이의 균열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향해 항해하는 화물선 (사진=AP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나토 고위 관계자를 통해 이 같은 요구를 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백악관에서 회동하는 자리를 포함해 국방부·국무부 차원에서도 별도로 압박이 이뤄졌다.

◇휴전에도 해협 봉쇄 지속…에너지 시장 직격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천연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동맥이다. 해협 봉쇄가 계속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연료 수급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이스라엘은 지난 7일(현지시간) 2주간의 휴전에 잠정 합의했다. 공격 중단과 해협 재개방이 조건이었다. 합의 직후 약 12개국의 유럽 지도자들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기여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 주도의 40개국 이상 연합도 전투 종료 후 해협 재개방에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휴전 선언은 무색해졌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내 헤즈볼라(이란 연계 민병대)를 지속 공격하는 것이 휴전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다.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사실상 봉쇄 상태다.

◇트럼프 “나토, 필요할 때 없었다” 맹비난

미국과 나토의 갈등은 이란 전쟁을 계기로 한층 격화됐다. 일부 회원국은 미국의 이란 공습을 위한 군사 기지 사용을 거부했고, 교전 중에는 해협 재개방 협력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뤼터 사무총장과 회동한 뒤 소셜미디어에 “나토는 우리가 필요할 때 없었고, 다시 필요해도 없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는 최근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나토 완전 탈퇴 가능성까지 언급했으며,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는 그린란드 문제를 두고 나토와의 갈등이 해소된 적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들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매슈 휘태커 주나토 미국 대사는 회원국들이 미국에 대한 존재 가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관계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흔히 ‘트럼프 달래기 전문가(Trump Whisperer)’로 불리는 뤼터 사무총장은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 압박, 그린란드 합병 위협 등 굵직한 갈등 국면마다 완충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이번 이란 전쟁을 둘러싼 분열은 그의 역대 최대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마코 루비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NATO) 사무총장과 회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밴스 부통령, 이슬라마바드서 이란과 직접 대화

외교적 돌파구 모색도 병행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오는 11일 이란과의 직접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향하는 미국 대표단을 이끌 예정이다.

관건은 유럽 동맹국들이 미국의 요구에 실질적으로 응할지 여부다. 수일 내 구체적인 계획 제출이라는 미국의 시한을 동맹국들이 현실적으로 받아들일지, 밴스 부통령의 이슬라마바드 협상이 이란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향후 사태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는 에너지 수급과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협 재개방 여부와 국제유가 향방이 국내 에너지 정책 당국의 주요 모니터링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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