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이창호 기자] 인천광역시가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움직임에 대해 '수도권 역차별'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전면적인 방어 태세에 돌입했다.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를 넘어 항공·환경 등 인천의 핵심 전략 산업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9일 오전 시청 장미홀에서 행정부시장과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 기획조정실장 등 수뇌부를 소집해 '긴급 현안 점검 간부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는 중동 분쟁 격화에 따른 대외 경제 변동성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한 대응 방향과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관련 현황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가장 뜨거운 쟁점은 정부가 추진 중인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었다. 현재 정부는 국가 균형 발전을 명분으로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유 시장은 이날 회의에서 "수도권이라는 획일적 잣대로 인천의 전략 산업과 밀접한 기관을 이전하려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인천시는 특히 공항경제권의 핵심인 항공 관련 기관과 세계적인 환경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는 환경 분야 공공기관의 이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인천은 지리적 특성상 항공과 환경 산업이 도시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이들 기관이 물리적으로 분리될 경우 산업 시너지가 급격히 저하되어 결국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유 시장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중앙 정부를 상대로 논리적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필요하다면 정치권과 연대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민생 경제 안정화 대책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중동 전쟁 장기화 여파로 기름값과 환율이 치솟으면서 서민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유 시장은 정부 추경 편성 움직임에 발맞춰 인천시 예산 구조를 재점검하고, 서민들의 직접적인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체감형 정책' 시행을 독려했다.
그 핵심 중 하나가 오는 5월 시행 예정인 '인천 i-패스'다. 이는 정부의 'K-패스'를 기반으로 인천 시민에게 더 넓은 혜택을 제공하는 맞춤형 교통비 지원 정책이다. 시는 이번 회의를 통해 환급 범위를 더욱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고유가 피해 지원금이 적기에 지급될 수 있도록 행정 절차를 간소화할 방침이다.
회의를 마무리하며 유 시장은 공직 사회의 기민한 움직임을 주문했다. 그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공직자가 얼마나 신속하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시민들이 느끼는 고통의 무게가 달라진다"며 "민생 대책은 차질 없이 준비하되, 인천의 미래 먹거리인 전략 산업 기관 사수에는 단 한 치의 물러섬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이날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각 부서별 세부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공공기관 이전 저지를 위한 논리 개발 및 대정부 건의안 작성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번 '강경 모드' 전환이 향후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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