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미국을 전격 방문한다. 미국에서 정계 인사들과 교류하고 한미관계 및 남북관계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자리를 비우는 것을 두고 당 안팎의 반발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후보자들의 계속되는 외면과 비판 속에 지역을 찾기 어려워진 장 대표의 고육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동맹 연설 이어 美 정계 인사들 교류 예정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장 대표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2박4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DC를 찾는다. 이는 미국 비영리기관인 국제공화연구소(IRI) 초청에 따른 것으로, 현지에서 한미동맹 관련 연설을 갖고 상·하원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미 의회 내 지한파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 소속 의원들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지 교민들과 간담회도 갖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일정에는 장 대표 특보단장인 김대식 의원과 조정훈 의원도 동행한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장 대표가 이번 방미 일정을 통해 한미동맹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하고 보수 정당 간 전략적 정책 공감대 형성, 국내 보수 야당과 미국 공화당 간 국제적 네트워크 구축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선거 다가오는데 민생행보 '無'
그러나 중대한 선거를 코앞에 두고 당 대표가 갑작스럽게 미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당내에서는 반발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내 한 관계자는 "선거가 어려운 상황에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 방문이 얼마나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실제로 현재 국민의힘은 선거에 나설 후보 찾기에도 애를 먹고 있다. 경기·전북의 경우 후보가 없어 추가 공모까지 공고한 상태다. 공천이 계획대로 진행 중인 더불어민주당과 비교해 준비가 늦어지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한 당 지도부 차원의 지원 사격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의 경우 정청래 대표가 직접 전국을 돌면서 후보들을 독려 중이다. 특히 주요 공략 거점으로 삼은 TK 지역에서는 대게잡이 조업과 배추 하역 작업 등에 나서는 등 민생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장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통상 일정 혹은 비공개 일정이 적지 않다. 그 어느 때보다도 총력을 집중해야 할 선거철이라는 점에서 당내 위기감이 점점 높아지는 이유다.
후보들 비토에 미국행 선택 '고육책'
장 대표의 이 같은 행보 이면에는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의 불만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도부의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와 계속되는 내홍, 갈수록 떨어지는 당 지지율이 자신의 선거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후보들이 적지 않다.
당장 지난 6일 인천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선거 국면에서 처음 열린 지역 최고위였으나 장 대표에 대한 퇴진 요구와 비판이 크게 쏟아졌다. 8일에는 대구시장 선거에 도전하는 주호영 의원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크게 비판하며 물러날 것을 공개 요구하기도 했다.
장 대표의 미국행은 이처럼 쉽지 않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황에서 이슈를 주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 최근 열린 여야정 회담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한 공세의 날을 세우고 있음에도 눈에 띄는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결국 장 대표는 미국에서 돌아와 분위기를 환기한 뒤 본격적인 선거 정국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에서 성과를 도모하고 이를 토대로 선거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폴리뉴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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