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산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원·하청 구조 개선과 안전관리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위험의 외주화'라는 오랜 과제를 정면으로 풀겠다는 의지가 담긴 조치다. 특히 단순 자회사 편입이 아닌 직접 고용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상징성과 파급력은 적지 않다. 최근 법원 판결 흐름과 제도 변화, 안전 책임 강화 요구 등을 고려할 때 포스코 입장에서도 더 이상 기존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즉 이번 결정은 단순한 인력 정책이 아니라,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
다만 현장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교차한다. 노조는 '방향성' 자체에는 일정 부분 공감하면서도, 실제 실행 과정에서 노동자 권리가 충분히 보장될 수 있는지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8일 발표된 노조 측 성명에서도 이러한 기류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노조는 직고용이 단순한 형식 변화에 그쳐서는 안 되며, 임금·근속·직무체계 등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기존 협력사 노동자들이 별도 직군으로 편입되거나, 기존 정규직과 차별적인 조건을 적용받는 방식이라면 또 다른 이중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와 함께 채용 기준과 대상 선정 방식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현장 내 갈등이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 노조의 문제 제기는 단순한 반대라기보다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가깝다. 실제로 이번 직고용 대상은 전체 협력사 인력 중 일부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외되는 인력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함께 제기된다. 동일한 사업장 안에서 누구는 직접 고용되고 누구는 기존 구조에 남게 될 경우, 업무 범위와 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하다. 더 나아가 직고용 이후에도 직무 구분, 승진 체계, 보상 구조가 어떻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내부 격차가 고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노조가 '기계적 통합'이나 '불완전한 정규직화'에 우려를 표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포스코 역시 이러한 현실적 난제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인력을 단기간에 흡수하는 과정에서 인건비 구조 변화, 기존 인력과의 형평성, 생산성 유지 등 복합적인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 산업 특성상 공정별 역할이 세분화돼 있는 만큼, 단순한 신분 전환만으로는 조직 운영이 안정되기 어렵고, 직무 재설계와 교육·훈련 체계까지 함께 손봐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기존 정규직 구성원들의 수용성 문제까지 더해지면, 이번 전환은 인사 정책을 넘어 노사 관계 전반을 다시 설계하는 수준의 작업이 된다.
결국 이번 직고용 정책은 '필요한 변화'이면서 동시에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갖는다. 포스코가 상생과 책임 강화를 위해 방향을 잡았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 방향을 실제 현장에 안착시키기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이 적지 않다. 노조의 목소리 역시 이러한 현실적 어려움을 반영한 것으로, 단순한 반대라기보다 제도 설계의 완성도를 요구하는 신호로 읽힌다. 향후 포스코가 대상 선정 기준, 처우 체계, 직무 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 그리고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이번 정책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선언의 의미는 충분하지만, 실행의 난이도 역시 그에 못지않게 크다는 점에서 이번 직고용은 '의지'보다 '설계와 조율'이 더 중요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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