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국무회의에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국제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전환 계획을 해외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 방향에서 포괄적으로 밝힌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이 새로운 에너지 안보라는 관점이 명확하지 않고 충분하지 않지만, 에너지 전환의 흐름을 유지하겠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계속 추진하고 있던 각종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 그리고 오랫동안 검토했던 정책들이 실제 집행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병행돼야 한다. 위기가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 즉 전환의 계기가 자연스럽게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또 다른 문제가 있다. '햇빛·바람·계통소득마을'을 통해 국민이 에너지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지방정부와 지역사회는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개별 사업 참여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전환이 조건을 갖추고 있는가, 즉 이행 기반을 평가하는 것이다.
경기 지역 시민참여형 모니터링 활동
4월 7일, 국회에서 '경기도 및 도내 기초지자체 탄소중립·에너지전환 이행 기반 촉진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경기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탄소중립·에너지전환 이행 기반 구축현황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고, 향후 과제를 공유하는 자리로 기획됐다. 사실 이 모니터링 활동은 몇몇 시민사회단체의 공동 작업으로 2022년에 시작돼 매년 정례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올해 네 번째로 진행됐다.
이 사업은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해 개성 방향을 제안하고, 민관의 실천 역량을 강화하고 거버넌스 형성을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권역별 모니터링단으로 선발된 시민과 활동가들이 직접 자료를 조사하고 담당 부서를 인터뷰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시민참여형 모니터링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25년 조사에는 역대 가장 많은 20명이 모니터링 요원으로 참여했다.
조사 항목은 크게 9개 분야로, 세부적으로는 30개 문항으로 설계됐다.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민선 8기에 해당하는 2022~2025년에 경기도와 31개 시군은 자치법규와 조직정비 측면에서 일부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탄소중립 정의로운 전환의 이행 기반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행정적, 입법적, 재정적 노력은 여전히 부족하고, 제도적 측면은 물론 시민사회와의 거버넌스 구조도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최 기관(경기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기후위기경기비상행동, 경기시민발전협동조합협의회, 경기 3030 실현을 위한 100만 도민행동)과 주관 기관(경기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은 앞으로 지방 탄소중립기본계획의 주요 사업에 대한 이행실적을 평가 대상에 포함하고 모니터링 방법론과 활용도를 체계화하며, 경기도 이외 다른 지방정부로 이 사업을 확산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따라서 모니터링의 질적, 양적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기획과 실행 방안을 기획해야 한다.
지역 단위 기후 기버넌스 현황
모니터링 결과 분석에서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시민참여에 변화가 감지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기후·에너지 공론화가 유행하는 시점에서 그 특징과 시사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국회 기후위기 특별위원회의 '기후위기 대응 방안에 대한 공론화'가 마무리 단계에 있고,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으로 국가 단위의 '기후시민회의'가 상설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6월 지방선거 이후 들어설 민선 9기 지방정부 역시 기후·에너지 공론화 유행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경기 지역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는 것도 좋겠다.
우선 전국 지방정부를 전수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자. 이안소영 외(2025) 연구는 자치법규에 규정된 탄소중립 관련 법정 위원회 등이 실제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고 있는지 검토함으로써 지방정부 기후 거버넌스의 실태를 파악했다. 탄소중립위원회 및 소속 분과의 구성 및 운영 현황은 지역별 편차가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관련 체계가 미흡하고 취약한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위원회 이외 숙의적 거버넌스가 비교적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곳은 경기도를 꼽을 수 있다. 충청남도 등 타 지방정부는 법정계획 수립이나 별도 이벤트를 통해 (숙의적) 시민참여 방식을 활용하지만, 제도적 안정성이 뒷받침되지 않거나 연속적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기후시민의회' 도입과 과제
경기 지역 모니터링(1-2 조사 항목), "지자체 및 지역사회의 탄소중립·에너지전환 이행 및 의견수렴 확대를 위한 도민·시민참여가 자치법규 등 제도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는가?" 결과는 최근 현황을 보여준다. 탄소중립위원회의 시민참여 방식(민간위원)을 제외하고, 탄소중립기본조례 등 자치법규에서 시민참여를 보장하는 규정을 조사했다. 그 결과, 실천형과 정책형 모델이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기후시민회의' 모델이 선도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국내외에서 추진된 다양한 방식과 스케일의 '기후시민의회' 사례의 교훈을 바탕으로 숙의적 거버넌스 활성화를 위해 지역 단위 '기후시민의회' 도입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숙의적 시민참여 모델로서의 '기후시민의회'는 전통적 모델과 차별화된 합의회의, 시민배심원, 시나리오 워크숍, 공론조사, 사물의회 등 혁신적인 방법에 기초해야 한다. 국내외 '기후시민의회' 및 유관 시민참여 모델은 대부분 권고사항을 제출하는 임시적 또는 상설적 자문기구 성격의 공론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주최·주관, 참여자 선정 방식, 운영 프로그램 등 여러 측면에서 검토해야 하지만, '기후시민의회'의 역할(임무와 권한), 제도적 반응(행정과 입법)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사회적, 정치적 합의를 토대로 '기후시민의회 구성 및 운영 조례'를 제정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기후위기대응위원회의 개편 방안
기후 기버넌스의 다른 축을 담당하는 기후위기대응위원회(탄소중립위원회) 구성 및 운영 실태도 중요하다. 경기 31개 시군 중 김포시, 남양주시, 동두천시, 안산시, 양평군은 위원회가 구성돼 있지 않다. 구성된 경우라도, 민관 거버넌스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민'보다 '관' 주도성이 다소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부분적으로 위원회의 다양성과 당사자성을 보장하는 흐름이 확인되지만,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향후 법정 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점에서 전면 개편돼야 한다. 첫째, 위원회는 지방정부의 특성을 고려하여 적정 인원으로 구성하되 분과위원회나 전문위원회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산하 위원회는 지역 특성 및 현황에 맞게 구체화하되 본 위원회보다 개방적인 방식을 통해 시민참여의 문턱을 낮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서 다양성, 대표성과 당사자성을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실효적인 위촉 기준을 마련하고 개방적으로 모집·선정해야 한다. 특히 당연직에 비해 위촉직의 비중을 상향하고, 시민사회, 노동·농민, 청년·학생의 과소 대표성 문제를 교정하며, 성비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주요 관계자·당사자 명시 및 실제 구성 의무, 위촉직 위원 비중 70% 이상 포함, 특정 성별 비중 60% 초과 금지, 공개모집 비중 10% 이상 포함, 청년 비율 10% 이상 포함 등과 같은 구체적 방안을 적용해야 한다.
셋째, 탄소중립 및 유관 조례에 이상의 규정들이 포함되더라도, 실제 제대로 운영·실행되도록 점검·평가·교정할 수 있는 절차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위원회가 공식적으로 다룰 논의 안건이긴 하지만, 이와 동시에 시민사회 또는 외부기관의 독립적인 모니터링 과정도 수용될 필요가 있다.
6·3 지방선거가 기후 거버넌스를 전환적으로 개편할 기회가 될 수 있을까. 근거 없는 낙관보다는 전략적 개입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민선 9기(2026~2030년) 지방정부는 2030년 감축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2027년에는 제2차 지방 탄소중립기본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진검승부가 필요한 정책 의제가 많지만, 기후위기대응위원회 판 갈이와 제대로 된 '기후시민의회' 제도화, 이 정책 패키지에 동의하는 정치세력이 누군지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없어도 이상하지 않다. 할 일도 많다. 자발적이고 대안적인 '기후시민의회'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 참고 자료
경기환경운동연합·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2025 경기도 및 도내 기초 자치단체 탄소중립·에너지전환 이행 기반 구축현황 모니터링 결과보고서>. 2026.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경기도 탄소중립 실현과 자치법규 정합성 제고를 위한 조례 제·개정 방안 연구>. 경기도의회 탄소중립 연구 포럼. 2023.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기후정치를 위한 기후시민의회 안내서>. 학습용 요약 번역본. 2026.
안소영·이정필·채혜원·황은정. <기후 거버넌스의 다양성 연구: 젠더·지역·시민참여를 중심으로>. 여성환경연대. 2025.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