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표로 종전 기대감이 커졌지만, 호르무즈 해협 상황은 좋지 못한 모습이다. 휴전 발효 후 일시적으로 열렸던 해협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다시 전면 폐쇄된 데다, 미국이 이란과 합작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히면서다.
핵심은 통행료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합작 사업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공동 징수하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현실화할 경우, 유조선 1대당 수십억을 내야 해 앞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기름값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전쟁 39일째인 지난 7일(현지시간) 2주간의 휴전에 사실상 합의했다. 단, 조건이 붙었다. 2주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다.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시한 1시간30분을 남기고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나는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파국으로 치닫던 미국과 이란의 강 대 강 대치가 극적으로 일단락된 분위기였다. 실제로 휴전 발효 후 유조선 2척이 이란 당국의 허가를 받아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서민민생대책위원회에서 열린 이란 전쟁의 진실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관한 토론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지도가 화면에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란의 반관영 파르스통신과 국영 프레스TV 등에 따르면 해협이 다시금 전면 폐쇄되면서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들이 급격히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지속과 이란의 보복 검토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공동으로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해협 문제가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ABC 기자의 호르무즈 해협 구상에 관한 질문에 "이를 합작사업 형태로 추진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이는 해협을 보호하는 동시에 다른 많은 세력으로부터 해협을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해당 기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같은 내용을 공개하며 "오늘 아침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이 괜찮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이 합작으로 통행료를 징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이 미국에 제시한 종전안에는 이란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으로부터 통행료를 징수하고, 이를 재건에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성남시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인근에서 유조차들이 오가고 있다. ⓒ 연합뉴스
즉 트럼트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이 해협 통행료 징수를 이어가고, 이에 대해 미국 역시 관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황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정유사들의 어려움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에는 국내 정유사와 관련된 유조선 총 7척이 대기 중이다. 여기에는 원유 약 1400만배럴이 실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에 대해 화물 정보 사전 제출과 함께 통행료를 암호화폐로 내도록 요구한단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통행료는 원유 기준 배럴당 1달러로 제시했다.
현재 대기 중인 7척엔 1척당 원유 200만배럴이 실려 있는데, 단순 계산으론 1척당 200만달러로 약 30억원씩 통행료를 내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 통행료 징수가 계속해서 이뤄진다면, 7척 외 앞으로 정유사들의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는 기름값 상승으로도 번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긴장하며 미국-이란 휴전·호르무즈 해협 상황과 통행료 징수 문제 등을 전체적으로 지켜보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계속해서 달라지고 있기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통행료 문제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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