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의 숨통이 트였지만, 이란 측이 제시한 '선박당 200만 달러 통행료' 부과안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우리 정부는 일단 지불 검토에 선을 긋는 한편, 유류세 인하를 포함한 2단계 물가 안정 대책을 통해 장기화될 중동 리스크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통행료 지불 검토 안 해"… 고립 선박 순차 통과 주력
지난 8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질의에서 이란의 통행료 부과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지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이란은 해협 통과 선박에 척당 200만 달러를 징수해 전후 재건 비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추가 비용 부담보다는 '안전한 항행' 확보에 최우선 가치를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협 봉쇄로 고립됐던 선박 26척의 동향도 확인됐다. 구 부총리에 따르면 이 중 5척이 한국으로 입항 중이며, 4척은 원유를, 1척은 자동차를 싣고 있다. 나머지 21척은 국내 선사 소속이나 목적지가 제3국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SNS를 통해 이란의 통행료 수익안을 긍정적으로 언급하며 "미국이 정체 해소를 도울 것"이라고 밝혀, 해협 통항 정상화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원유 비축분 '1억 9천만 톤' 확보… 유류세 인하 카드 만지작
국내 에너지 수급 상황은 당장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원유량은 총 1억 9,000만 톤으로, 비축유를 제외하더라도 5월까지의 사용 분량은 충분히 확보된 상태다. 정부는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러시아산 나프타(납사) 도입을 러시아 측과 협의 중이나, 미국의 수출 통제 기한 등 제약 사항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유가 관리 정책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구 부총리는 "과거 유류세 인하가 주유소 가격 인하로 직접 연결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하면서 "최고가격제가 안정화 효과를 낸 만큼 2차 대책에서는 유류세 인하를 병행해 국민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가격 통제 방식에 세제 혜택을 더한 '복합 처방'으로 유가 상승 압력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폴리뉴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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