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CDMA 30년…대한민국 ICT 도약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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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CDMA 30년…대한민국 ICT 도약의 출발점

비즈니스플러스 2026-04-09 10:59: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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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한 도전이 만든 성공, CDMA 30년 인포그래픽. /사진=SK텔레콤
담대한 도전이 만든 성공, CDMA 30년 인포그래픽. /사진=SK텔레콤

"일반 유선전화와 별 차이가 없을 만큼 감도가 깨끗하네요."

1996년 1월 3일 오전 9시 1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남인천영업소에서 CDMA 세계 1호 가입자가 남긴 첫 반응이다. 이 한마디는 대한민국이 디지털 이동통신 시대로 진입하는 출발점이었다.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코드분할 다중접속)는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고유 코드로 나눠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통화하면서도 간섭을 최소화하는 2세대(2G) 이동통신 핵심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CDMA폰 'SCH-100'을 출시하고, 한국이동통신이 1996년 4월 12일 서울과 수도권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한국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이동통신을 상용화한 국가가 됐다. 이후 9개월 만에 전국망이 구축되며 이동통신은 빠르게 전국민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CDMA 상용화 이후 구축된 전국 단위 통신 인프라는 ICT 산업 성장의 토대가 됐다. 이동통신 가입자는 1998년 10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1999년에는 유선전화를 넘어섰다.

네트워크 확산은 휴대폰과 스마트폰, 반도체 등 핵심 산업 성장을 촉진했고, 게임·음악·드라마 등 K-콘텐츠 확산의 기반이 됐다.

국가통계포털(KOSIS)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GDP 내 정보통신산업 부가가치 비중은 1996년 2.2%에서 2025년 13.1%로 확대됐다. 규모는 같은 기간 17조8000억원에서 304조원으로 증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통계 포털에 따르면 반도체와 단말기 등을 포함한 IT 수출은 1996년 412억 달러에서 2025년 2643억 달러로 약 6.4배 늘었다. 전체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통신 인프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반이지만 ICT 산업과 국가 경제 성장을 견인한 핵심 동력으로 평가된다.

대한민국 이동통신은 1984년 한국이동통신서비스의 카폰(차량전화)에서 출발했다. 서비스 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2000명을 넘어서며 빠르게 확산됐고, 당시 차량전화는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휴대형 이동전화 서비스가 도입되며 아날로그 기반 1세대(1G) 이동통신이 대중화됐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가입자 급증으로 통화 품질 저하와 용량 부족 문제가 발생하면서 디지털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당시 글로벌 시장에서는 TDMA(시분할 다중접속)가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 CDMA는 상용화 사례가 없는 기술이었다. CDMA는 이론적으로 더 많은 동시 접속이 가능했지만 고도의 신호 처리 기술이 요구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은 TDMA 대신 기술 자립과 높은 수용 용량이 가능한 CDMA를 선택했다. 정부는 CDMA 단일 표준을 선언하고 한국이동통신, ETRI,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민관 공동 개발을 추진했다. 한국이동통신은 네트워크 구축과 상용화를 맡아 기술을 실제 서비스로 구현했다.

CDMA 개발과 함께 통신 산업 구조도 변화했다. 1993년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제2이동통신 사업자 재선정과 한국이동통신 민영화가 추진됐다.

1994년 공개 입찰을 통해 선경(현 SK그룹)이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며 SK텔레콤(SKT)이 출범했다. 경쟁 체제 도입은 CDMA 상용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CDMA 상용화 성과는 2024년 IEEE(국제전기전자공학협회)로부터 'IEEE 마일스톤'으로 인정받았다. 이는 전기·전자·통신 분야에서 인류 발전에 기여한 혁신에 부여되는 권위 있는 성과로, 트랜지스터 발명과 인터넷 탄생 등이 포함된다.

ETRI가 2002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CDMA 이동통신 산업은 1996~2001년 연평균 37.2% 성장하며 누적 생산 42조 원을 기록했다. 생산유발효과 125조원, 고용유발 142만명에 달했다. 부품 국산화율도 70%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동통신은 세대 진화를 거치며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해왔다.

3G(2000년대)는 모바일 데이터와 콘텐츠 산업의 출발점이었다. '네이트' 등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멜론' 기반 음악 스트리밍, '준'(June)'동영상 서비스가 등장했다. 2006년 세계 최초 HSDPA 상용화로 데이터 통신 시대가 본격화됐다. 2005년 IT 수출은 1062억달러로 처음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4G LTE(2011년)는 모바일 데이터 중심의 플랫폼 경제를 열었다. 최대 75Mbps 속도를 기반으로 모바일 메신저, 배달 앱, 모바일 결제 등 서비스가 확산됐다. 유튜브와 OTT 성장, K-콘텐츠 글로벌 확산도 LTE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5G(2019년)는 산업 디지털 전환의 기반이 됐다. 초저지연·대용량 특성을 바탕으로 스마트팩토리, 원격 장비 제어, 무인 물류 등 산업 전반으로 확장됐다. 클라우드와 AI 서비스 성장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SKT는 2022년 '에이닷'(A.)을 출시하며 AI 중심 사업 전환을 추진하고, 데이터센터·AI 모델·서비스를 아우르는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CDMA로 구축된 '통신 고속도로'는 이제 데이터와 AI를 연결하는 'AI 고속도로'로 진화하고 있다.

초고속·초저지연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AI 모델이 결합된 인프라는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이내찬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 최초 CDMA 상용화가 ICT 도약의 출발점이었다면, AI 인프라 구축은 향후 30년 경쟁력을 결정할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훈 SKT 네트워크전략 담당은 "AI 시대 네트워크는 단순한 데이터 전달을 넘어 학습과 처리를 수행하는 지능형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며 "제조·물류·의료·금융 등 전 산업의 혁신 속도를 좌우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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