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단계별 필수영양 충족 땐 '완전사료' 표시
"소비자 선택 편의 고려…유예기간 거쳐 2028년 본격 시행"
업계 "성분 분석 기관 부족…마케팅 용어도 세부 지침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세린 기자 = 정부가 반려동물 사료를 영양 성분에 따라 구분하는 새로운 국가 표준 지침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반려동물 사료 업체들은 자사 제품의 영양 성분 검증과 라벨(표기) 재정비 등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에 착수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개발한 '반려동물 사료 영양표준'이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 고시에 반영되면서 그동안 가축용과 유사하게 '배합사료'로 분류해온 체계가 영양 기반의 반려동물 전용 체계로 바뀐다.
이번 제도 개편의 핵심은 크게 과학적 영양 기준(영양표준) 확립과 이에 따른 제품 분류 명시(표기법 시행)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성장 단계별 필수 영양 기준을 충족한 사료에 한해 '반려동물 완전사료'라는 명칭을 쓸 수 있도록 고시를 개정해 공포했다.
기존에는 업체들이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와 유럽펫푸드산업협회(FEDIAF)의 가이드를 인용해왔으나 앞으로는 국가 표준 충족 여부를 검증받아 포장지에 '완전사료' 혹은 '기타사료'로 유형을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
펫푸드 업계는 자사 제품의 영양 설계 재점검과 패키지 변경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하림펫푸드는 현재 자사 제품들이 국가 기준이 제시한 최소 영양소 구성에 충족하는지 정밀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동원F&B 역시 올해 출시되는 신제품부터 새 표준 기반에 부합하는지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관련 협회 및 대정부 기관 질의응답을 통해 보완하고 제품 사양을 조정할 계획이다.
우리와는 이즈칸, 에이앤에프(ANF) 등 주요 브랜드의 라벨 표시 변경 작업을 준비 중이다. 우리와 관계자는 "글로벌 기준에 맞춰 제품을 생산해온 만큼 별도의 신제품 생산 및 출시 계획은 없으나 신설된 '완전사료' 유형 기재를 위한 검증 절차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상펫라이프는 이번 지침 개정을 계기로 영양 성분 표기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원료 함량 표시 기준을 강화해 현장 품질 관리에 주력하기로 했다.
풀무원 아미오도 전 제품의 후면 표시사항을 변경하고 신제품도 새 표준에 맞춰 선보일 예정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 식품 원료를 그대로 사용한 '자연담은' 라인과 자체 개발한 항산화 레시피를 적용한 '건강담은' 라인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츄럴코어 역시 출시하는 모든 제품 포장지와 각종 광고 내용을 점검해 표기법 수정을 완료하기로 했다.
로얄캐닌코리아도 관련 고시 내용을 인지하고 이에 맞춰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업계가 대대적인 정비에 나선 것은 소비자가 사료 포장지만 보고도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주식'인지 단순 '간식'인지를 쉽게 구분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국가 인증 사료 성분 분석 인프라 부족과 마케팅 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사료업계 관계자는 "영양표준서에 명시된 수많은 성분을 모두 분석할 수 있는 국가 검증 기관이 현재 부족하다"며 "실질적인 분석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식품 원료 사용을 증빙할 수 있는 업체들까지 '휴먼그레이드'(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을 뜻하는 마케팅 용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프리미엄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사료법과 식품법의 충돌 문제를 해결하고 세부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휘철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복지과장은 "기능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한 마케팅 용어 사용, 홍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제약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고시를 기점으로 관련 용어 사용 기준도 세부적으로 검토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athe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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