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보안 체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상자산 시장에 다시금 번지고 있다. 구글 퀀텀AI팀이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의 보안을 무력화하는데 9분이면 충분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다.
반면 양자컴퓨터가 암호화폐 보안에 실질적으로 위협이 되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양자 저항성 암호화 알고리즘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해결 가능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양자가 비트코인을 깰 수 있다면 글로벌 은행 시스템, 증권거래소 등 전통 금융 시장도 함께 무너질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하는 가운데, 암호화폐의 핵심 작동 원리인 ‘탈중앙화 시스템’이 오히려 양자컴퓨터 위협 대응에는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 "2029년 비트코인 9분 만에 뚫린다…690만개 해킹 취약"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구글 퀀텀AI팀은 지난달 30일 공식 블로그와 백서를 통해 "비트코인 보안을 무너뜨리는 데 필요한 연산 능력이 종전 예상보다 크게 낮을 수 있다"며 양자컴퓨터의 위협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구글은 백서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지갑을 보호하는 암호 해독에 필요한 물리적 큐비트(양자 시스템의 연산 단위)가 50만개 미만이면 충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수백만개가 필요하다고 했던 기존 추정치 대비 약 20배 줄어든 수준"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이에 따라 이르면 2029년에 이른바 'Q-데이(양자컴퓨터가 기존 암호체계를 무력화하는 시점)'가 도래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총 공급량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비트코인 690만개가 이미 공개 키가 영구적으로 노출된 지갑에 보관돼 있어, 해킹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구글의 시뮬레이션 모델에 의하면 양자 시스템은 연산 일부를 사전에 준비한 뒤, 실제 거래 발생 즉시 약 9분 안에 해킹 공격을 완료할 수 있다. 비트코인 거래가 최종 확정되기까지 통상 약 10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커가 본래 전송자보다 앞서 자금을 탈취할 확률이 41%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업그레이드로 해결 가능…"탈중앙화 때문에 대응 늦어" 지적도
구글의 이 같은 분석에 대해 업계에서는 반박이 제기되고 있다. 양자 내성을 가진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면 보안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 블록체인 전문 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은 “양자 컴퓨팅이 (암호화폐 업계에) 실질적인 과제를 제시하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양자 저항성 암호화 알고리즘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해결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큰 그림에서 보면 암호화폐가 해야 할 일은 단지 업그레이드하는 것뿐”이라며 “그러니 당황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탈중앙화된 환경에서 업그레이드를 조직화하기는 어렵다”면서 “분산형 네트워크에서 이러한 변화를 구현하는 것은 어떤 알고리즘을 채택할지에 대한 논쟁을 촉발하고, 네트워크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탈중앙화'라는 암호화폐 특성 상, 시스템 업데이트와 같은 전체적인 체계 자체를 바꾸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든다는 설명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양자 컴퓨터가 암호화폐의 보안을 무력화할 수 있다면, 전통 금융 시스템도 똑같이 양자 컴퓨터의 위협에 놓여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암호화폐 분석가 퀸텐 프랑수아는 “양자 컴퓨팅이 비트코인을 무너뜨린다면, 글로벌 은행 시스템,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송금, 증권거래소 등도 무너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자 컴퓨터 위협이 암호화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전통 금융을 포함한 모든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역시 중앙화된 전통 금융 시스템은 암호화폐보다 더 빨리 양자 위협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 구글의 설명이다. 구글은 백서에서 “은행과 같은 중앙 집중식 시스템은 사용자에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할 수 있지만,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은 그럴 수 없다”며 “사용자 지갑, 거래소 지원, 새로운 주소 형식을 포함한 비트코인 인프라를 옮기는 데는 해결책이 합의된 후에도 5년에서 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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