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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전쟁 등에 따라 국가 경제 위기상황을 수습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 마련에 나섭니다. 이 대통령은 9일 자신이 의장을 맡은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첫 전체회의를 엽니다. 이 자리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비상경제 대응과 한국 경제의 지속 성장 전략을 논의합니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헌법 제93조에 근거한 대통령 자문기구로 주요 경제 현안과 정책 방향에 대한 자문 기능을 수행합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9일 보수 진영 정치인인 김성식 전 의원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지명한 바 있습니다.
자문위원에는 류근관 서울대학교 교수, 김동환 이브로드캐스팅 대표 등 28명이 위촉돼 △성장경제 △민생경제 △미래기획 △전략경제협력 △경제안보 등 5개 분과로 나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김성식 부의장이 ‘대전환기 한국경제 진단과 중점 과제’를 보고하고 자문위원 발제를 통해 ‘중동발 비상경제 상황 대응 전략’과 ‘한국 경제·사회의 구조 전환 및 지속 성장 방안’ 등이 논의됩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에 따른 원유 수급 불안의 근본 해결책으로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화석연료 비중을 낮추는 에너지믹스 방안 등에 관한 구체적 언급이 나올 지 주목됩니다.
또한 우리 경제 체질 개선 주제에선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산업 육성 방안 등과 함께 안전한 노동환경, 노동 관계법 준수를 전제로 한 노동시장 유연화 등의 논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올해 청년 일자리 정책 수립을 위한 간담회를 비롯해 20여 차례 간담회와 포럼 등의 행사를 예고한 만큼 이와 관련한 토의도 예상됩니다.
정부 측에서도 구윤철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기획예산처,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노동부, 기후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해 자문위원들과 논의를 공유합니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중동발 복합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정책에 반영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중동 전쟁에 따른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첫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를 여는 것은 헌법기관인 경제 자문기구를 전면에 세워 ‘비상경제 대응·구조 전환 청사진’을 점검하겠다는 신호로도 해석됩니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일단 외형만 놓고 보면 가장 ‘센’ 경제 자문기구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헌법에 근거하고 대통령이 직접 의장을 맡으며 부총리, 관계 장관, 민간 전문가 등이 모두 참여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원하면 일종의 ‘경제 컨트롤 타워’ 역할에 가까운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역대 정부에서 이 기구의 실질적 위상은 그리 높지 않았고 그 역할도 헌법 기구를 외형적으로만 활용한다는 일종의 ‘통과의례’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국민경제자문회의가 헌법 조항이나 법률 조문이 아니라 대통령이 얼마나 자주, 어떤 방식으로 활용했는지에 따라 그 위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특히 대통령이 회의를 얼마나 자주 열었는지, 어떤 의제를 올렸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각계 전문가의 ‘쓴소리’를 감수하면서까지 자문 결과를 정책에 적극 반영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관심과 의지에 따라 국민경제자문회의가 구체적 성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중장기 경제전략 논의를 위해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출범시키고 경제정책조정회의와 합동 회의를 여는 등 제도적 틀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IMF 관리체제와 재정경제부 주도 구조조정이 강하게 작동하는 가운데 자문회의가 정책 노선 자체를 뒤흔들 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제도는 유지됐지만 청와대 정책실, 경제보좌진의 위상이 커지면서 자문회의는 ‘있지만 존재감은 옅은 기구’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경제 현안에 대한 토론의 장은 지속적으로 열렸지만 대통령 메시지와 독립적인 정책 대안 생산 기능은 제한적이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보수정권인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국민경제자문회의를 폐지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인 경제정책 드라이브는 청와대와 경제부처 라인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있으나 마나 한 헌법 기구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자문회의가 이미 정해진 정책 방향을 보완하거나 정당화하는 ‘거수기’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비판이 상존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경제민주화·민생복지’를 키워드로 자문회의의 상징적 위상을 키우려 했습니다. 경제부총리와 비서실장뿐 아니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까지 당연직으로 포함시키며 정책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이라고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부동산, 가계부채 문제 등 구조적 리스크를 제어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당시 회의는 청와대 기조를 재확인하고 홍보하는 성격이 강했고 정책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조정한 사례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국민경제자문회의는 공식적으로 가동됐지만 회의 개최 횟수는 이명박 정부(10회), 박근혜 정부(9회)에 비해 절반 수준(5회)에 그쳤습니다. 부동산 가격 급등, 자영업·소상공인 위기, 코로나19 충격 등 중대한 국면에서도 자문회의가 대통령에게 ‘불편한 진단’을 쏟아내는 공간이 아니라 낙관적 전망과 기존 정책 기조를 뒷받침하는 장으로 쓰였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임기 말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한 회의에서도 경기 둔화와 양극화 심화에 대한 냉정한 평가보다는 ‘견실한 기초체력’과 같은 메시지가 강조되면서 헌법기관의 자문 기능이 사실상 정치적 메시지 플랫폼으로 축소됐다는 지적이 뒤따랐습니다. ‘회의 횟수’와 ‘참석 인사’에 비해 체감되는 정책 전환이나 조정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렇듯 역대 정권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역할과 위상은 상당히 제한적이었거나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친명계의 한 인사는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등을 거치면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거나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는 등 겉보기만 화려한 일을 하지 않았다. 정책의 최고 우선순위는 실용성과 실효성, 그리고 이익에 부합하지를 가장 먼저 따졌다”라면서 “이런 점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는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 자문기구로서 예산과 전문가 활용을 공식적으로 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실용적인 리더십이 자문회의를 형식상 보여주기 식으로는 절대 활용하지 않을 것이다. 보수인사로서 경제정책통인 김성식 부의장을 선택했다는 점도 자문회의의 위상을 높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것으로 안다. 자문회의가 정부부처와 대통령의 개혁에도 메기 효과를 가져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첫 국민경제자문회의는 그 구성과 의제만 놓고 보면 역대 어느 정부 못지않게 의욕이 충만돼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특히 보수정당 출신 김성식 전 의원을 부의장에 지명한 것은 경제 위기가 단순히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으로는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보수지지층도 견인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한 이 대통령이 정부부처의 정책 추진 미비점을 보완하고 대통령의 개혁 의지도 더 효율적으로 실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그리고 중동발 위기 대응, 재생에너지 전환, AI·신산업 육성, 노동시장 유연화, 청년 일자리까지 한 번에 테이블에 올려놓은 것도 특징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너무 다양하고 무거운 주제들이 한꺼번에 많이 담겨 있어 의욕과잉에 그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우려도 제기됩니다. 특히 자문회의의 구성과 의제가 실제 정책과 예산, 입법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에 관심이 쏠립니다.
역대 정부의 ‘절반의 실패’ 경험은 국민경제자문회의가 ‘모든 것을 논의하는 공간’이 될수록 오히려 아무것도 깊게 다루지 못한 채 ‘종합 브리핑 쇼 케이스’로 흐르기 쉽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의제의 폭만 넓히고 구체적인 정책 선택과 조정은 청와대와 각 부처에 맡기는 순간 헌법기구의 존재감은 다시 희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대통령이 이번 1차 회의를 계기로 자문회의의 진단과 권고를 청와대와 부처 라인보다 더 무겁게 받아들이는 장면을 보여준다면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자문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와 정부기구의 정책에도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대통령의 경제 리더십이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어떻게 요리해서 국민들에게 건강한 정책을 선사해줄지 기대를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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