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1조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열렸다…LS '초격차' 수직계열화 vs 대한전선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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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1조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열렸다…LS '초격차' 수직계열화 vs 대한전선 '맹추격'

비즈니스플러스 2026-04-09 09:19: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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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가 생성한 이미지.
사진=AI가 생성한 이미지.

정부가 추진하는 11조원 규모의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국내 전선업계 양강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의 수주 경쟁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전력망 구축을 넘어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해저케이블이라는 미래 에너지 핵심 기술의 전시장이라 평가받는다. 특히 업계 1위 LS전선이 탄탄한 수직계열화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앞세워 독보적인 위상을 굳히는 가운데, 대한전선이 대규모 설비 투자와 시공 역량 강화로 맞불을 놓는 형국이다.

현재 수주전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한 곳은 단연 LS다. LS전선은 단순 케이블 제조를 넘어 '설계-생산-시공-운영'으로 이어지는 토털 솔루션 체제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핵심은 HVDC 기술력이다. LS일렉트릭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미국 GE버노바와 손잡고 전압형 HVDC 밸브 국산화를 위한 합작법인(JV) 설립에 합의했다. 이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실증사업 수주를 위한 핵심 포석이다. 전압형 HVDC는 기존 전류형보다 송전 효율이 높고 제어가 용이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고품질 전력이 필요한 곳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계열사 간 시너지도 압도적이다. LS전선이 케이블 생산을 맡고, 국내 최대 포설선 'GL2030'을 보유한 LS마린솔루션이 시공을 담당하며, LS일렉트릭이 전력 변환 장치를 공급하는 구조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LS전선은 2026년부터 대만과 유럽의 고수익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국내 대규모 국책 사업 수혜까지 더해지며 실적 퀀텀 점프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 2위 대한전선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대한전선은 충남 당진을 해저케이블 생산의 '전초기지'로 삼고 대규모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총 4972억원을 투입해 건립 중인 당진 해저케이블 2공장이 그 중심이다. 2027년 완공 시 대한전선의 해저케이블 생산 능력은 현재보다 5배가량 확대될 전망이다.

대한전선은 시공 역량 면에서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CLV)인 '팔로스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LS전선의 GL2030이 바지선을 개조한 형태(CLB)인 것과 달리, 팔로스호는 설계 단계부터 포설 전용으로 건조되어 기상 악화나 강한 조류 속에서도 안정적인 시공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 법인인 '오션씨엔아이'를 인수하며 엔지니어링 역량을 한층 끌어올렸다.

양사의 치열한 수주전 이면에는 날 선 법적·기술적 공방이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말부터 시작된 '해저케이블 기술 탈취 의혹' 수사가 대표적이다. LS전선은 대한전선의 당진 공장 설계가 자사의 핵심 노하우를 도용한 것이라는 입장인 반면, 대한전선은 독자적 기술에 기반한 것이며 공장 레이아웃은 공용 기술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과거 사례에서는 LS전선이 우위를 점한 바 있다. 부스덕트용 조인트 키트 특허 침해 소송에서 지난해 LS전선이 최종 승소하며 기술 경쟁력을 법적으로 증명받았다. 이번 수사 역시 올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수사 기관이 국가 핵심 기술 보호 차원에서 엄중한 판단을 내릴 경우 수주전 지형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두 업체가 이처럼 사활을 거는 이유는 해저케이블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 때문이다. 2018년 1조8000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은 2030년 약 41조원 규모로 20배 이상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탄소중립을 위한 해상풍력 확대와 AI 산업 발달에 따른 초고압 전력망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LS전선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K-전선'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현지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하며 북미 시장 선점에 나섰고, 최근 말레이시아에서도 6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턴키로 수주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대한전선 역시 미국 법인 T.E.USA를 통해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초고압 전력망 사업을 연이어 따내며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업계에선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와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일수록 '실적'(Track Record)과 '통합 역량'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 난도가 극도로 높은 HVDC 해저 전력망 사업은 단순 설비 보유보다 실제 운용 경험과 전력 계통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국내 최초 해저케이블 공장 설립 이후 20년 가까이 노하우를 축적한 LS전선의 우위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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