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현대엘리베이터 연지동 사옥 보통주 중 약 1850억원을 총액인수했으나, 이 중 약 200억원만 재매각하는데 그쳤다. 현재 1650억원 안팎을 자체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인수 물량의 약 90%가 미매각으로 남은 셈이다.
현대그룹 연지동 사옥은 서울 종로구 연지동 소재 오피스로, 부지 1만1179.7㎡ 규모에 동관(지상 12층·지하 4층)과 서관(지상 16층·지하 4층) 구조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이 자산을 볼트자산운용에 약 4500억원에 매각했으며, 하나증권이 보통주 자금 1850억을 댔다.
문제는 하나증권이 사실상 인수 물량 재매각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투자 수요를 확보하지 못한 실정이다. 하나증권의 제안을 받아 딜을 검토했던 투자자들은 높은 인수가격으로 인해 투자 매력도가 낮았다고 지적한다.
거액의 미매각 물량을 끌어안게 되면서 하나증권 재무 부담이 가중된 실정이다. 총액인수하게 된 물량을 자기자본으로 보유하게 되면서 부채비율 상승은 물론, 영업용순자본비율(NCR)에도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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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은 현재 남은 물량을 재구조화해 재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투자 구조로는 투자자 유인이 부족하다고 판단, 연 7% 수준의 확정수익형 채권 구조로 재영업에 나섰다. 수익률을 높여 LP들의 투자 매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재구조화 과정에서 수익률을 높여주면 하나증권의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보유 물량을 축소해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하나증권이 재매각에 고전하고 있으나, 오피스 자산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연지동 사옥 부지는 현재 용적률 약 400% 기준에서 280% 수준만 활용되고 있어 추가 개발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율곡로 일대 용적률이 상향되면서 최대 600%까지 확장도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개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초기 인수가격이 높게 형성된 점이 투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한 LP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하나증권이 셀다운하던 딜을 검토했지만 인수가격 부담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며 “재구조화로 수익률은 다소 높아졌지만 최근 시장 환경 탓에 투자 기준이 까다로워서 투자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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