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이 보유한 전력·부지 인프라 가치가 시장에서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전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규모 전력망과 부지를 선점한 채굴 기업들이 새로운 수혜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8일 반에크의 디지털자산 리서치 총괄 매튜 시겔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모건스탠리 보고서를 소개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이 이미 확보한 전력 공급 능력과 토지 자산이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 국면에서 전략적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봤다.
▲ AI 시대 핵심 자산 된 전력망
모건스탠리는 AI 산업이 커질수록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 확보도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지만, 신규 전력망과 관련 설비를 구축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이미 전력 사용 기반과 부지, 냉각 설비, 운영 경험을 갖춘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이 AI 인프라의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전력망 접근성과 대규모 부지를 확보한 채굴 기업들이 단순한 가상자산 채굴업체를 넘어 AI 인프라 수혜 기업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 시장 평가와 실제 거래가 큰 차이
모건스탠리는 현재 채굴 기업들의 와트당 기업가치(EV·watt)가 2~7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AI 클라우드 시장에서 전력 관련 자산은 와트당 13~1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같은 전력 자산을 보유하고도 채굴 기업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가 매겨지고 있다는 뜻이다.
모건스탠리는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채굴 기업들이 확보한 전력망 접근권을 단순한 채굴 설비가 아니라 AI 시대의 핵심 자산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 채굴업체, AI 인프라 대안으로 부상
이 같은 시각은 비트코인 채굴 기업을 가상자산 가격 흐름에만 연동해 평가해온 기존 시장 인식과는 결이 다르다. 모건스탠리는 AI 구동을 위한 연간 전력 수요가 30%씩 늘어나는 환경에서는 채굴업계가 확보한 인프라가 사실상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새 발전소와 송전망을 짓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미 전력 사용 기반을 갖춘 채굴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협력하거나 일부 설비를 전환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변동성은 변수… 기업별 차별화 불가피
다만 모건스탠리는 모든 채굴 기업이 같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다고 봤다. 일부 종목의 부진한 주가는 높은 변동성과 소규모 기업 특유의 사업 실행 위험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 흐름과 자금 조달 여건, 설비 전환 속도에 따라 기업별 성과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모건스탠리는 최근 운영 효율이 개선된 마라홀딩스(MARA) 등에 대해서는 기존 ‘비중 축소’ 의견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이 채굴 기업의 가치를 비트코인 가격이 아니라 전력 인프라 관점에서 다시 보기 시작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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