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 있던 두산 선발 최민석은 두 팔을 들었다.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한 아쉬움과 끝까지 몸을 날려 타구를 잡으려 한 선배들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스무 살 최민석은 실망하지 않았다. 마운드를 툭툭 고르고는 볼카운트 0볼-2스트라이크에서 이주형 몸쪽으로 날카로운 투심 패스트볼(143㎞/h)을 꽂아 넣었다. 이주형은 얼어붙은 채 스탠딩 삼진. 만루 위기를 넘긴 최민석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순간이었다.
정규 시즌 출발(7일까지 2승 6패, 8위)이 좋지 못했던 두산은 이날 프로 2년 차 최민석을 선발로 냈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17경기에서 3승 3패를 기록한 그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이어진 치열한 경쟁을 뚫고 5선발로 낙점 받았다. 정규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이닝 2안타 5사사구 4삼진 1실점(무자책점)으로 호투했다. 팀이 패했지만, 그의 피칭은 꽤 인상적이었다.
키움전에 앞서 김원형 두산 감독은 "최민석이 삼성전에서 정말 잘 던졌다. 오늘도 그 기세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던 최민석이 5회 초 위기에 몰리자 몸을 던지며 이를 극복하려 했다.
고비를 넘긴 최민석은 6회 2사에서 두 번째 투수 이병헌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5와 3분의 2이닝 동안 98개를 던지며 3피안타 5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이 7-3으로 이겨 승리 투수가 된 최민석은 5선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시즌 전 크리스 플렉센-잭 로그-곽빈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은 어느 팀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즌 개막 후 7일까지 두산이 8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발승을 거둔 경기는 한 번(5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잭 로그)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플렉센은 부상으로 이탈, 두산은 지난 6일 웨스 벤자민을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했다.
시즌을 시작하자마자 이어진 타격 부진, 그리고 선발진의 슬럼프 속에서 최민석이 두산의 시즌 두 번째 선발승을 만들었다. 김원형 감독이 선발진을 정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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