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국민의힘이 이른바 ‘4심제’ 논란에 대응하는 긴급 보완 입법을 내놓으며 사법체계 개편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원내정책수석부대표)은 8일 헌법소원 제도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2월 도입된 헌법소원 확대 조치를 정치권에서 ‘4심제’로 규정하며 제기된 부작용을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앞서 국회는 지난 2월 27일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헌법소원 제도를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해당 법은 3월 12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라 기존 3심제(1·2·3심, 대법원) 이후에도 헌법소원을 통해 헌법재판소 판단을 추가로 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이는 별도의 헌법 심사 절차라는 점에서 법적으로 새로운 ‘4심’이 신설된 것은 아니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추가 심급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4심제’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크게 두 가지를 골자로 한다. 우선 법원 재판을 대상으로 한 헌법소원의 경우, 가처분 신청을 통해 기존 확정 판결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것을 제한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헌법소원이 제기되더라도 본안 판결의 집행이 중단되지 않도록 해 재판 지연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공익성이 낮거나 권리 남용으로 판단되는 헌법소원에 대해서는 청구인에게 공탁금 납부 의무를 부과하고, 청구가 각하될 경우 이를 국고에 귀속시키는 방안도 포함됐다. 무분별한 헌법소원 제기를 억제하겠다는 장치다.
김 의원은 “현행 제도는 중대 범죄자들이 재판을 지연시키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확정 판결 이후에도 피해자의 고통이 장기화되는 문제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상 최종 법률 해석 권한을 가진 대법원 체계와 충돌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제도 시행 직후 헌법소원 청구가 단기간에 100건 이상 접수되는 등 초기 증가세가 나타났고, 일부 강력범죄 사건 피고인이 확정 판결 이후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사례도 등장하면서 ‘재판 지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비판에 대해 여당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헌법소원 확대를 ‘기본권 보호 강화 장치’로 평가한다. 법원의 확정 판결이라 하더라도 헌법 위반 여부를 별도로 다툴 수 있도록 한 것은 국민 권리 구제의 마지막 통로를 넓힌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헌법재판소의 인용률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제도가 전면적으로 남용될 가능성은 과장됐다는 반론도 나온다.
결국 이번 개정안은 헌법소원 확대를 둘러싼 핵심 쟁점인 ‘기본권 보장 강화’와 ‘사법 절차 지연 및 남용 방지’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정치적·법적 충돌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여야 간 입장 차가 뚜렷한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거센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하여 김은혜 의원은 “4심제법은 대법원의 최종적 법률해석 권한을 무너뜨리는 헌법 질서 훼손”이라며 “대통령의 죄를 지우기 위해 당정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결과가 파렴치 범죄자들에게 합법적 ‘가해 수단’을 쥐여준 꼴이 됐다”고 직격했다. 이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피해자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무고한 국민에 대한 위해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긴급 보완입법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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