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인공지능(AI)을 전면에 내세워 ‘금융 비서’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송금·예·적금 중심에서 결제·투자·연금·글로벌 사업까지 확장하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도 도전장을 던진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기술로 모두에게 최적화된 금융 비서를 제공하겠다”며 “뱅킹·결제·투자 등 모든 금융 영역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2분기 중 애플리케이션(앱)에 투자 탭을 신설해 금융상품 비교·투자 기능을 한데 모으고, 고객별 투자 성향과 상황을 분석해 조언을 제공하는 AI 기반 ‘투자 에이전트’를 도입한다. 연내에는 여러 곳에 흩어진 결제 정보를 모아 보여주는 ‘결제 홈’을 개설하고, 개인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절감 가능 지출 영역을 제안하는 ‘AI가 관리해주는 소비’ 기능을 추가한다.
윤 대표는 “앱 기능이 많아질수록 고객은 필요한 것을 찾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고객이 ‘1년간 소비를 분석해 어디를 줄일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하면 AI가 솔루션을 제시하고, 나아가 고객이 말하기 전에 먼저 맞춤형 금융 가이드를 추천하는 단계까지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카카오의 자체 개발 대형언어모델(LLM) ‘카나나’를 전면 활용한다. 윤 대표는 “국내 금융회사는 망 분리와 개인정보 이슈로 챗GPT, 제미나이 같은 해외 모델을 쓸 수 없다”며 “우리는 자체 모델을 통해 다양한 금융·비금융 콘텐츠를 엮어 더 편안한 투자·결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톡 기반 AI 상담 챗봇은 카카오뱅크 전체 고객 상담의 70%를 처리하고 있으며, 주요 상품 가입 과정에도 대화형 AI를 이미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업 영역 확장도 속도를 낸다. 윤 대표는 “필요하다면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결제 및 투자 영역의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했다. 하반기에는 청소년·외국인 전용 카드, 맞춤형 혜택 체크카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등 다양한 신규 카드를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퇴직연금 시장 진출도 예고했다. 윤 대표는 “어렵고 복잡했던 기존 연금 관리를 카카오뱅크만의 압도적인 편의성으로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모바일 친화적 인터페이스와 AI 기반 자산관리 기능을 결합해 연금 운용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가상자산 분야에서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목표로 한다. 윤 대표는 “가상자산 2단계 법이 제정되면 스테이블 코인 발행 라이선스를 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이 현실 세계에서 기존 통장처럼 쓰이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카카오,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파트너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역할을 수행하고, 카카오톡이라는 대국민 서비스와 결합해 편리하고 쉬운 사용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화 코인을 카카오톡 생태계와 연동해 송금·결제·해외 자산 연결까지 아우르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전략도 본격화한다.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태국에 이어 몽골로 진출해 자체 신용평가모델(CSS)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수출할 계획이다. 이 모델은 통신·플랫폼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여력을 키운 대안 신용평가 시스템이다. 윤 대표는 “몽골 진출은 카카오뱅크의 포용금융 역량을 세계로 수출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은행 중 가장 많은 중저신용대출을 공급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대안 신용평가 모델을 몽골 현지 금융기관에 이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태국에서는 SCBX 그룹과 합작한 디지털은행 ‘뱅크X’가 내년 상반기 영업 개시를 앞두고 있다. 윤 대표는 “인도네시아와 태국, 몽골에서의 성과를 교두보 삼아 글로벌 시장으로 본격적인 확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AI 금융비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 해외 신용평가 모델 수출을 삼각 축으로 카카오뱅크의 차세대 성장 전략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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