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창립 73주년을 맞은 SK그룹이 창업·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을 기리는 비공개 행사를 열고 ‘기본기’와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재다짐했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는 SK그룹 창립 73주년을 맞아 ‘메모리얼 데이’ 행사가 열렸다. 공식 행사 시작 1시간 30분 전인 오전 9시 30분께부터 SK 주요 경영진을 태운 차량이 잇따라 들어섰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전 10시 37분께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메모리얼 데이는 오전 11시부터 비공개로 진행됐다. SK 오너 일가와 주요 경영진 등 40여 명이 참석해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과 고 최종현 선대회장을 추모하고, 두 사람이 남긴 경영의 기본 원칙을 되짚었다. 추모 행사 성격에 맞게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 앞서 일부 참석자는 오전 10시 10분부터 약 20분간 창업·선대회장을 기리는 영상을 시청하고 선혜원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선혜원은 1968년부터 최종건 창업회장의 사저이자 개인 연구소로 사용됐으며, 1990년부터는 SK그룹 인재 육성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지혜를 베푼다’는 뜻의 선혜원(鮮慧院)이라는 이름은 최종현 선대회장이 직접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식 행사 후 참석자들은 오찬을 함께하며 SK그룹 정신을 바탕으로 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 의지를 다졌다. 고물가·고환율, 중동 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경영 환경이 엄중해지는 상황에서, 창업·선대회장의 철학을 근간으로 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과 내실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생전 “회사의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이라는 신념 아래, 한 세대의 노력이 후대를 풍요롭게 한다는 철학을 강조해 왔다. “우리의 슬기와 용기로써 뚫지 못하는 난관은 없다”는 말로 빈곤 속에서도 ‘한강의 기적’을 이룬 임직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형의 유지를 이은 최종현 선대회장은 1970년대 서양의 합리적 경영 이론과 동양의 인간 중심 사상을 결합해 SK그룹 고유의 경영관리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를 정립했다. 그의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이라는 어록은 재계 대표 인재 경영 철학으로 꼽히며, 오늘날 SK 특유의 기업 문화를 형성하는 토대가 됐다.
이 같은 철학에 따라 최 선대회장은 국내 최초 기업 연수원인 선경연수원을 설립하고, 회장 결재란과 출퇴근 카드 폐지, 해외 MBA 프로그램 도입 등 임직원 교육과 자율성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에 힘을 쏟았다.
두 선대 회장의 경영 철학은 최태원 현 회장에게로 이어졌다. 최 회장은 2021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추대될 당시 “국가 경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의장을 맡는 등 글로벌 경제협력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SK 안팎에서는 이번 메모리얼 데이가 창립 73주년을 맞아 과거의 철학을 되새기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 환경 속에서 ‘기본으로 돌아가 체질을 강화하겠다’는 그룹의 메시지를 대내외에 조용히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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