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 이후 공공부문에 이어 민간부문에서도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처음으로 나왔다. 이번 결정은 법 시행 이후 원청의 교섭 책임이 민간 영역까지 본격 확산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8일 노동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이하 서울노동위)는 전날 학교법인 인덕학원(인덕대)과 성공회대의 하청 노조가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에 대한 심판회의를 실시하고 원청의 사용자성을 2건 모두 인정했다.
서울노동위는 “조사 및 심문 등을 거쳐 해당 원청이 각 하청 근로자들의 일부 노동조건 또는 근무환경 등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학 시설관리 용역의 경우, 원청이 근로시간 등을 구조적으로 통제하고 휴게시설 등 작업환경 개선과 관련한 교섭 의제에도 실질적 지배력을 갖는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으로 성공회대와 인덕대는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는 절차를 거친 뒤 하청 노조와의 단체교섭에 응해야 한다. 앞서 양 대학의 하청 노동자들이 소속된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각 대학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바 있다. 노조는 노동안전과 작업환경, 복리후생, 임금, 근로시간 등 5개 사안을 교섭 의제로 제시했지만 대학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서울노동위는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노조인 전국공항노동조합이 제출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신청도 인용했다. 한국공항공사의 경우 자회사 근로자의 연장근로에 대한 지시 및 승인 등 연장근로 체계 개선 교섭의제에 대해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한다는 점이 고려됐다.
민간부문에서 교섭요구 사실 공고가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공공부문에서는 유사한 사례 5건이 모두 받아들여진 바 있다.
노동위 판단에 따라 사용자성이 인정된 기관은 7일 동안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부당노동행위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원청 사용자는 노동위 판단에 불복할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으며 이후 행정소송도 가능하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내려진 이번 판단은 원청의 ‘사용자성’을 둘러싼 기준이 보다 구체적으로 정립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아울러 민간부문까지 교섭 책임이 확장되면서 원·하청 구조를 둘러싼 이해 충돌과 노사 간 긴장 역시 한층 고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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