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美 방산시장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을 국방비 1조5000억원(약 2264조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전년도 국방비 예산보다 약 40% 증가한 규모다.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미국 방산 수요가 크게 늘어난 여파다.
미국은 내년 국방 예산을 골든돔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과 전함 도입 등에 우선 사용할 예정이다. 미국이 대규모 예산을 책정함에 따라 미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방산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질 걸로 보인다.
미국은 전투기, 항공우주, 정밀 타격, 전장 운영 능력 등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탄약과 재래식 무기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생산 여력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성능은 월등하지만 가격이 비싼 구조적 한계 역시 이란 전쟁을 통해 일부 드러났다.
국내 방산기업들의 미국 진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의 강점인 빠른 납기와 성능 대비 저렴한 '가성비'를 앞세워 계약을 타진하는 모습이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미국 해군의 차세대 군수지원함 개념 설계 사업 수주를 따냈다. 2024년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 이후 거둔 첫 사업 성과다. 미 해군의 신규 함정 건조 비용은 연평균 358억 달러로 추산됨에 따라 대규모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미국법인 한화디펜스USA를 설립하고 현지 생산 공장을 잇따라 인수하는 형태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2019년 미국 코네티컷에 위치한 항공엔진 부품기업 이닥(EDAC)을 인수해 설립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USA는 미국 주요 방산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납품 실적을 꾸준히 쌓고 있다.
탄약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에 약 10억 달러를 투자해 155mm 포탄 모듈식 장약(MCS) 생산시설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풍산의 탄약사업부 인수 이슈 역시 장기적인 미국 탄약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풍산 미국 자회사 PMC 애뮤니션는 지난해 현지에서 1억3364만달러의 수익을 얻었다.
다른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LIG넥스원은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미국 시험평가를 통과한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등 주요 무기 판매를 타진할 계획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미국 해군의 차세대 고등훈련기(UJTS) 도입 사업에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최대 200여 기 규모로 약 10조원 수준의 대형 프로젝트다.
국내 방산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이유는 계약 이상의 파급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 군사력을 보유한 미군이 인정한 무기'라는 후광 효과는 글로벌 시장에 훈장처럼 평가된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방산 수출은 전년 대비 60% 증가한 154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유럽, 중동에서 러브콜이 잇따르며 200억 달러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국내 방산기업의 수출 대상국은 2022년 7개국에서 지난해 16개국으로 확대됐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미국은 세계 최대 방산 시장으로 이곳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의미"라며 "미국은 재래식 탄약 생산 역량에서 공백이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과 생산력을 갖춘 한국 기업의 러시가 한동안 이어질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