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적 사유 낙태 허용 반대”... 의료계·시민단체 한목소리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사회·경제적 사유 낙태 허용 반대”... 의료계·시민단체 한목소리

베이비뉴스 2026-04-08 15:06:55 신고

3줄요약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사회 경제적 사유들은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할 복지의 과제이지 생명을 지워도 된다는 살생부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태아·여성 보호 국민연합 운영위원이자 대한연대 공동대표인 오세라비 작가는 조배숙 국민의힘(비례) 의원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개최한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 반대 기자회견’에서 "모호하고 주관적인 사유로 생명의 문을 열어주는 것은 법치주의의 타락"이라며 "사유를 따지기 전에 생존을 보장하는 법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의료진과 임산부, 태아·여성 보호 국민연합 소속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논의되고 있는 사회·경제적 사유에 따른 낙태 허용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며 법제화 시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참석자들은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 결정을 언급했다. 당시 헌재는 태아를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생명권의 주체로 보고 국가의 보호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소득 부족이나 학업·경력 문제, 혼인 외 임신 등 사회·경제적 사유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헌재는 판결문에서 태아의 생명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 사이의 조화를 입법적으로 마련할 것을 국회에 요구했지만, 이후 7년이 지난 현재까지 관련 형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아 입법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조배숙 국민의힘(비례) 의원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 “정의 어려운 사회·경제적 사유... 낙태 확대 우려”

먼저 장지영 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의료인의 시각에서 이 같은 논의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장 교수는 "태아는 수정 순간부터 고유한 유전 정보를 가진 독립된 생명체이며 태아가 생명이 아닌 순간은 단 한 순간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지금의 논의는 이 생명을 상황에 따라 제거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고 있다. 생명을 지켜야 할 의료가 그 기준을 상황에 따라 바꾸게 된다면 의료의 역할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경제적 사유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장 교수는 "사회 경제적 사유는 매우 모호해 법적으로도 의학적으로도 명확히 정의하기 어렵다"며 "재정적 어려움, 가족 관계, 직업적 전망에 대한 불안 등 대부분의 삶의 문제가 포함될 수 있어, 이를 허용할 경우 사실상 거의 모든 낙태를 허용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는 보건복지 분야 국정과제로 ‘아이 키우기 좋은 출산·육아 환경 조성’을 약속한 바 있다"며 "사회·경제적 이유로 출산과 양육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국제적 사례도 언급했다. 장 교수는 "임산부의 요청만으로 낙태를 허용하는 국가는 약 30% 수준에 불과하며, 사회·경제적 사유를 포함하더라도 여전히 상당수 국가는 낙태를 금지하거나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며 국제적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장 교수는 "우리는 어떤 생명은 지키고 어떤 생명은 포기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임산부가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생명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보호의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 “낙태 아닌 지원으로"... 국가 책임 강조

오세라비 작가는 당시 헌재가 학업이나 직장 생활의 지장, 경제적 곤궁, 혼인 외 임신, 상대방과의 갈등 등을 사유로 언급한 데 대해 "이 판결은 생명의 가치를 상황에 따라 상대화시키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두 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다. 하나는 생명의 무게를 개인의 편의와 비교한 점, 또 하나는 국가의 책무를 생명 보호가 아닌 ‘죽음의 허용’으로 대체한 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경제적 곤궁이나 갈등이 아이를 포기해야 할 이유라면, 국가가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어려움을 해결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가동하는 것"이라며 "생명은 상황에 따라 가치가 매겨지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서명서를 통해 "사회적·경제적 사유는 낙태의 근거가 아니라 국가 지원의 근거"라며 "태아를 희생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제도적으로 책임져야 할 영역"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2019년 헌재 결정 이후 위기 임산부 지원을 위해 2023년 보호출산제 관련 법률이 제정·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으며 아울러 2022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이른바 ‘도브스 판결’을 통해 낙태권을 헌법상 권리로 인정하지 않고, 관련 판단을 입법 영역에 맡긴 점도 사례로 제시했다.

저출산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이들은 "생명 존중이 약화된 사회는 국가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출산율 0.8명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낙태 확대나 안락사 관련 입법이 논의되는 현실은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어 "생명을 가볍게 여기고 낙태를 권리로만 접근하는 사회에서는 저출산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들은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따라 태아 생명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형법을 조속히 개정할 것 ▲사회·경제적 사유를 근거로 한 낙태 확대 입법을 중단할 것 ▲보호출산제 등 위기 임산부 지원 체계를 강화할 것 ▲낙태 관련 건강보험 지원 등 정책 추진을 재검토할 것 ▲시민사회와 종교계가 생명 존중 가치 확산에 동참할 것 등을 촉구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