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7일(이하 현지시간) 극적으로 2주 휴전에 합의하면서 전 세계 경제를 옥죄고 있던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곧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우리 유조선도 통항이 가능해지게 됐다.
다만 이란이 해협 봉쇄 해제 시기를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아 정확한 통항 가능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불발될 경우 언제든 다시 통행이 막힐 수 있어 대체 원유 확보 노력은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靑, 긴급회의…호르무즈 개방 예의주시
정부 "휴전 환영, 호르무즈 자유항행 바라"
미국과 이란은 전쟁 39일째인 7일 2주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미국은 대이란 공격을 중단하는 데 양측이 동의하면서 사실상 2주 휴전에 합의했다.
이에 청와대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을 중심으로 내부 회의를 열어 현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주요 참모진은 양국의 협상 상황을 살피며 관련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위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중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부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항행을 2주간 보장한다고 발표한 데 주목하고 있다.
일단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환영 입장을 냈다.
외교부는 "미국과 이란 간 휴전에 합의하고 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통항 재개를 위한 전기가 마련된 것을 환영하며,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 등 관련국들의 중재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양측 간 협상이 타결되고,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조속히 회복되기를 희망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우리 포함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관련국들과의 소통 및 협의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시기는 아직 확실치 않은 상태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8일 "현재 외교 경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운항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 중"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운항 여부가 언제쯤 확인될지 현재로선 확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재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에는 국내 정유사와 관련된 유조선 총 7척이 대기 중이며 이중 국적선사는 4척이다. 여기에는 원유 약 1천400만 배럴이 실려 있다.
해협 통행 완전 정상화, 미-이란 종전 협상에 달려
대체 원유 경로 확보 등 공급망 다변화 필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의 완전 정상화 여부는 향후 진행될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양국이 이번 전쟁의 원인이 된 이란의 우라늄 농축 등 첨예한 현안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휴전이 중단되고 무력 충돌이 재개되면서 이란이 해협을 다시 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이날 휴전 발표 이후에도 "우리의 손가락은 방아쇠 위에 있다"면서 협상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다시 싸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국내 정유사들과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플랜 B'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는 곳은 UAE의 후자이라항이다. 후자이라항은 호르무즈 해협 바깥쪽인 오만만에 위치해 있어 해협 봉쇄 리스크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또한 UAE 내륙 파이프라인을 통해 들어온 원유를 바로 선적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정부도 대체 원유 경로를 확보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7일 호르무즈 해협 이외의 대체 경로를 통해 4월분 원유 5천만배럴, 5월분 원유 6천만배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대체 원유 도입 국가는 총 17개국으로 오대양 육대주에 거의 다 걸쳐서 도입 중"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브라질, 호주, 콩고, 가봉, 캐나다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원유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납사)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 실장은 "지난해 경질 나프타 수입량은 약 116만t으로 추산한다"며 "올해 4월 예상 수입 물량은 약 77만t으로 예년 대비 70%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국내에서 110만t 넘게 생산하고 있어 수입량을 합치면 평상시 공급량 대비 80% 이상, 최대 90% 가까이 공급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양 실장은 "나프타는 5월에 쓸 물량이 4월에 결정되기 때문에 코트라 등 해외 네트워크를 동원해 5월 물량을 들어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추경을 통해 예산이 편성되면 기업들과 함께 나프타 확보를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원유와 나프타 확보를 위해 중동 지역으로 향했다. 카자흐스탄, 오만,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대체 공급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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