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산업 기여도 반영 타당"…수입차 공세 속 전문가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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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산업 기여도 반영 타당"…수입차 공세 속 전문가 진단

이데일리 2026-04-08 14:39: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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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차량 가격 기준을 넘어 국내 산업 기여도까지 반영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된 것이 바람직하며 지방 정부로도 확대되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수입 전기차 가격이 낮아지며 더 이상 ‘고가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 상황에서 보조금이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정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8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주제로 산업 포럼을 개최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7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은 전기차 판매사의 국내 공급망 기여도와 서비스 인프라, ESG (환경·사회·지배구조) 대응 역량 등을 반영해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대진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 회장. (사진=이윤화 기자)


정대진 KAIA 회장은 “전기차 수요 확대가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수요 정책과 함께 생산 기반 강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며 “이에 대해 국내 생산촉진 세제에 전기차를 포함하는 등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보급 확대가 단순한 친환경 정책을 넘어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보조금 정책 역시 ‘보급’에서 ‘산업 보호’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수입차의 가격 경쟁력 강화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보조금이 국내 생산과 고용을 견인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주제 발표에 나선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 시장이 가격 중심 경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로 대체될 수 있는 포지션에 있어 가격 경쟁력이 소비 선택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이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생산과 보조금 등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국 사례도 언급됐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프랑스의 탄소 배출 기반 차등 보조금 정책처럼, 단순 판매 촉진을 넘어 자국 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세진 한국생산성본부 선임컨설턴트는 보조금이 시장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 수치로 제시했다. 2024년 기준 중형 이상 전기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와 국산차 비율은 55대 45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지방비 보조금이 낮을수록 수입차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2025년에는 지방비 평균 보조금이 약 317만원, 17개 지자체 기준으로는 284만원 수준까지 낮아졌으며, 이는 전년 대비 약 32만6000원 감소한 수치다. 이 과정에서 수입차 비중은 오히려 소폭 증가해 약 44~45%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 컨설턴트는 “지방비 보조금은 단순 재정 지원을 넘어 국산차와 수입차 간 가격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며 “보조금이 낮아질수록 전기차 보급 자체도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입 전기차 가격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그는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이 5300만원에서 내년 5000만원으로 낮아지는데 수입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 전략을 강화하면서 국산차와의 가격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며 “저가 중국차와 중가 수입차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단순 가격 기준이 아닌 새로운 지급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보조금 정책을 산업 정책과 연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허 컨설턴트는 “전기차 보조금은 본래 시장 확대를 위한 수단이었지만 최근에는 주요국에서 사실상 진입장벽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중앙 정부 뿐아니라 지역 인프라 구축, 고용 창출 등 산업 기여도를 포함한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8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주제로 산업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이윤화 기자)


한편,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전기차 수요 확대 영향으로 전국 160개 지방자치단체 중 약 60곳에서 구매 보조금이 조기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2023년과 2024년의 일시적 수요 둔화(캐즘)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기차가 전년 대비 50.1% 증가한 22만 대 팔린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50.9% 증가한 8만 3000대가 판매됐다.

이에 따라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국비 확대 등 정책 대응 필요성도 제기됐다. 정대진 회장은 “최근 정부가 지자체 보조금 소진 시 국비를 우선 지원하고 사후 정산하는 방식의 보완방안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지자체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아울러 하반기에는 추가경정예산 확보 등 재정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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